청양 또 구제역…방역 현장 문제없나

청양 또 구제역…방역 현장 문제없나

입력 2010-05-07 00:00
수정 2010-05-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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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잘하면 뭐혀.나라에서 소독하는데도 다 전염되는디..”

 7일 충남 청양군 목면 대평리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목면 인근 방역초소에서 만난 최모(72)씨는 “구제역 발생하고 나서 옮길까봐 밖으로도 안다니고 면에서 생석회랑 약이랑 받아다가 소독도 하루에 한번씩 했는데 이게 뭐냐”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일 충남 청양 축산기술연구소에서 10번째 구제역이 발생한 지 일주일만에 연구소로부터 동북쪽으로 3.2㎞ 떨어진 대평리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재발했다.

 특히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경계지역(반경 3~10㎞)안에 드는 곳이라는 점에서 도의 방역망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 1일부터 축산기술연구소 앞 등 19곳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도 방역본부와 청양군청 소속 공무원을 투입해 소독작업을 실시했지만 사람이 일일이 차량을 세우고 소독약을 뿌리느라 지친 모습이었다.

 당일 정오가 지나서야 소독기가 투입됐지만 이 소독기도 주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 해 차량 통행이 많은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장비였다.

 군은 구제역이 재발한 7일에서야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센서로 감지해 노면에서 소독약을 내뿜는 분사식 자동소독기를 설치했지만 초동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축산기술연구소 앞 통제초소에는 소독과 매몰작업을 위해 직원들과 공무원들이 수시로 드나듦에도 불구,출입자 소독실을 구제역 발병 이튿날에야 설치하는 등 늑장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

 이에 대해 청양군청 관계자는 “축산농가에 대해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는 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되는 것 아니냐”면서 “공무원 뿐만 아니라 경찰.군 인력까지 투입돼 최선을 다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축산기술연구소 앞 방역초소와 목면 입구에는 ‘축산기술연구소에 구제역이 웬 말이냐’,‘구제역 연구소는 축산농가 보상하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심란한 표정으로 마을 입구를 서성거리던 황모(70.여)씨는 “요즘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구제역 얘기만 한다”면서 “멀뚱멀뚱 쳐다보는 소 눈을 보고 있으면 내다 파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아무 죄도 없는 걸 죽이라고 하니 다들 미칠 노릇”이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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