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比 일조량 73% 수준…잦은비·저온도 악영향
올해 일조(日照)량이 최근 40년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 농작물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상순∼4월 중순의 전국 평균 일조시간(햇빛이 구름이나 안개 등으로 가려지지 않고 지면에 도달한 시간)은 평년치의 73%에 불과한 247.1시간이었다.
또 이 기간 비가 내린 날은 전국 평균 19.6일로 평년치보다 6.7일 많았다.
이는 연중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최근 40년간 일조량은 가장 적고 강수 일수는 가장 많은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 대구의 일조량(228.5시간)은 근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목포의 강수 일수는 22일로 1914년 같은 기간(23일)에 이어 두번째로 비가 잦았다.
잦은 비와 흐린 날씨로 이 기간 전국의 평균 최고기온은 12.1도로 평년보다 1.6도나 낮아 농작물 작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4월 21∼26일) 들어서도 전국 주요 도시의 일조시간은 서울 24.4시간,대전 22.8시간,대구 23.8시간,광주 32.8시간,부산 26.1시간으로 하루 평균 3.8∼5.5시간에 그쳤다.
일조량 부족은 전국 평균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약 10% 모자랐던 지난 겨울(2009년 12월∼2010년 2월)부터 이어진 현상으로,2월부터 특히 심해졌다.
또 2월 초순부터 4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223.4㎜로,평년치보다 37% 많았고 강수 일수도 29.7일로 평년보다 46%나 늘었다.
이처럼 궂은 날씨가 이어진 것은 지난 겨울 한파를 몰고 왔던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고기압의 후면을 따라 남쪽과 북쪽으로 저기압이 자주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온이 낮고 비가 잦은 날씨는 5월 상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냉해 위험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쌀쌀한 날이 많았고,남부 지방에는 비가 지나치게 자주 내려 농작물 피해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중·하순에는 남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한두 차례 비가 오긴 하겠으나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겠고 기온과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해지겠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