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앞 해상에서 침몰된 천안함이 21일 만인 15일 모습을 드러내자 실종자 가족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TV 화면을 통해 이를 지켜봤다.
실종자 44명의 부모 등 직계 가족들은 대부분 평택 2함대사령부에 가 있어 고향 집은 비어 있거나 친척들만 남아 생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표정이다.
●서울 장병 집 ‘썰렁’
서울에 사는 천안함 실종자의 가족은 대부분 평택 2함대 기지로 거처를 옮겨 집을 비우거나 구성원 1∼2명만 남아 조용히 인양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금천구 이상희 병장의 집을 홀로 지키던 여동생(20)은 “부모님은 모두 평택에 있고 함미 인양이 끝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 TV 중계도 아직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정을 묻자 “사고가 처음 터졌을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많이 담담해졌다.그저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서대문구 강현구 병장 집에 남아 있던 남동생은 “부모가 있는 평택으로 가봐야 한다”며 외출할 채비를 서둘렀다.그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노원구 아파트에 있던 장철희 이병의 어머니는 “TV 중계를 보지 않았다.심정이 복잡하다”며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다.
같은 서울 출신인 민평기 중사와 박정훈·안동엽 상병,나현민·조지훈 일병의 가족들은 모두 집을 비우고 평택에서 인양 과정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일병 가족이 사는 마포구 연립주택 인근의 한 상점 주인은 “가끔 어머니만 평택 임시 숙소에서 나와 집에 옷을 가지러 오는 것을 봤다.나 일병이 성격이 쾌활한 청년으로 기억하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착한 외동아들’ 김동진 하사
지난해 9월 부사관으로 입대한 김동진(19) 하사가 살았던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아파트는 긴 적막감이 흘렀다.
김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45)씨는 천안함 침몰 당일부터 평택 2함대사령부로 올라가 집은 비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홍씨가 2007년에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가세가 많이 기울었다”며 “힘들게 사는 어머니를 위해 김 하사가 부사관으로 입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하사가 사는 아파트 이웃 주민들은 “우리도 형편이 어려워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김 하사는 매우 착하고 성실한 외동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하사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다”며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벚꽃 만개한 임재엽 하사 집
실종된 임재엽 하사(26)의 대전 자택은 대문이 굳게 닫혀 있고 마당 벚나무 한 그루에는 꽃이 만발해 있었다.
집 안에는 임 하사의 외조부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와 접촉을 끊은 상태다.
임 하사의 부모는 사고 직후 평택으로 올라가 천안함 인양작업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재선씨는 임 하사의 미니홈피에 “조카가 삼촌 보고 싶다고 찾는다”며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무척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겨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친구 김모(26)씨는 “네가 바라던 해군 상사가 돼야지 왜 돌아오지 않느냐.아직은 아닌데..아직은 아니다”라고 애틋한 심경을 남겼다.
임 하사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교사는 “재엽이는 성적은 중간 정도였으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군 입대를 결정했다”며 “정말 착하고 수줍은 미소가 참 예쁜 아이였는데..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임 하사는 오는 12월 중사로 진급이 예정돼 있었으나 해군은 “임 하사의 진급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선준 중사 모교 “애닯고 안타깝다”
신선준 중사의 울산공고 시절 담임이었던 이재창 교사는 천안함 인양 소식이 알려지자 “너무나도 애닯고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사는 “신 중사는 학창 시절 책임감이 강하고 활달했다”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멋 내기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신 중사가 2000년 졸업한 뒤 해군에 입대한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학교 다닐 때보다 훨씬 늠름하고 씩씩한 모습이어서 무척 대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며 “제자를 먼저 보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신 중사의 생일 때 신 중사의 홈페이지에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글을 남겼고,같은 반이었던 친구들도 성원했는데 이제는 헛된 일이 된 것 같다”며 침통해했다.
이 학교 홍치완 교장은 “사건이 마무리되면 ‘조국을 위해 애썼다’는 현수막을 달고 전체 학생들에게 선배이자 씩씩한 해군이었던 신 중사를 애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김선명 상병 성주 집 ‘침통’
실종된 김선명 상병의 아버지 김호엽(50)씨는 아들의 실종 소식을 접하고서 곧바로 경기 평택에 있는 2함대 사령부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과 함께 지내왔다.
그동안 경북 성주에 있는 김 상병의 집은 할머니와 동생들이 지켰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는 15일 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안함의 함미 인양 소식을 접하고서 말을 아낀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씨는 아들이 입대하기 전에 어떻게 지냈느냐는 물음에 “선명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대구에 있는 회사에 다니다가 성주에 있는 회사로 옮겨 집에서 다녔다”고만 짤막하게 말했다.
지난해 2월 입대한 김 상병은 내년 2월 제대할 예정이었다.
●고교 선후배 심영빈.장진선 하사
천안함 실종자 중 심영빈(27) 하사와 장진선(23) 하사의 모교인 강원도 동해시 광희고등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인양작업을 TV 화면으로 초조히 지켜봤다.
장 하사의 고3 담임이었 박동호(49) 교사는 “고교 3년 선후배 사이인 심 하사와 장 하사 모두 생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학교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라고 했다.
박 교사는 “학창 시절 장 하사는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명랑한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원주에 거주하는 정범구(23) 상병의 어머니 심모(48)씨는 천안함이 침몰한 다음날부터 평택의 해군 2함대 사령부 임시숙소에서 지내고 있어 원주 집은 조용했다.
연합뉴스
실종자 44명의 부모 등 직계 가족들은 대부분 평택 2함대사령부에 가 있어 고향 집은 비어 있거나 친척들만 남아 생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표정이다.
●서울 장병 집 ‘썰렁’
서울에 사는 천안함 실종자의 가족은 대부분 평택 2함대 기지로 거처를 옮겨 집을 비우거나 구성원 1∼2명만 남아 조용히 인양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금천구 이상희 병장의 집을 홀로 지키던 여동생(20)은 “부모님은 모두 평택에 있고 함미 인양이 끝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 TV 중계도 아직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정을 묻자 “사고가 처음 터졌을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많이 담담해졌다.그저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서대문구 강현구 병장 집에 남아 있던 남동생은 “부모가 있는 평택으로 가봐야 한다”며 외출할 채비를 서둘렀다.그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노원구 아파트에 있던 장철희 이병의 어머니는 “TV 중계를 보지 않았다.심정이 복잡하다”며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다.
같은 서울 출신인 민평기 중사와 박정훈·안동엽 상병,나현민·조지훈 일병의 가족들은 모두 집을 비우고 평택에서 인양 과정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일병 가족이 사는 마포구 연립주택 인근의 한 상점 주인은 “가끔 어머니만 평택 임시 숙소에서 나와 집에 옷을 가지러 오는 것을 봤다.나 일병이 성격이 쾌활한 청년으로 기억하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착한 외동아들’ 김동진 하사
지난해 9월 부사관으로 입대한 김동진(19) 하사가 살았던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아파트는 긴 적막감이 흘렀다.
김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45)씨는 천안함 침몰 당일부터 평택 2함대사령부로 올라가 집은 비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홍씨가 2007년에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가세가 많이 기울었다”며 “힘들게 사는 어머니를 위해 김 하사가 부사관으로 입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하사가 사는 아파트 이웃 주민들은 “우리도 형편이 어려워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김 하사는 매우 착하고 성실한 외동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 하사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다”며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벚꽃 만개한 임재엽 하사 집
실종된 임재엽 하사(26)의 대전 자택은 대문이 굳게 닫혀 있고 마당 벚나무 한 그루에는 꽃이 만발해 있었다.
집 안에는 임 하사의 외조부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외부와 접촉을 끊은 상태다.
임 하사의 부모는 사고 직후 평택으로 올라가 천안함 인양작업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재선씨는 임 하사의 미니홈피에 “조카가 삼촌 보고 싶다고 찾는다”며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얼마나 춥고 무서웠을까.무척 보고 싶다”는 글을 남겨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친구 김모(26)씨는 “네가 바라던 해군 상사가 돼야지 왜 돌아오지 않느냐.아직은 아닌데..아직은 아니다”라고 애틋한 심경을 남겼다.
임 하사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담임교사는 “재엽이는 성적은 중간 정도였으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군 입대를 결정했다”며 “정말 착하고 수줍은 미소가 참 예쁜 아이였는데..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임 하사는 오는 12월 중사로 진급이 예정돼 있었으나 해군은 “임 하사의 진급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선준 중사 모교 “애닯고 안타깝다”
신선준 중사의 울산공고 시절 담임이었던 이재창 교사는 천안함 인양 소식이 알려지자 “너무나도 애닯고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사는 “신 중사는 학창 시절 책임감이 강하고 활달했다”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멋 내기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신 중사가 2000년 졸업한 뒤 해군에 입대한 모습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학교 다닐 때보다 훨씬 늠름하고 씩씩한 모습이어서 무척 대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며 “제자를 먼저 보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신 중사의 생일 때 신 중사의 홈페이지에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글을 남겼고,같은 반이었던 친구들도 성원했는데 이제는 헛된 일이 된 것 같다”며 침통해했다.
이 학교 홍치완 교장은 “사건이 마무리되면 ‘조국을 위해 애썼다’는 현수막을 달고 전체 학생들에게 선배이자 씩씩한 해군이었던 신 중사를 애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김선명 상병 성주 집 ‘침통’
실종된 김선명 상병의 아버지 김호엽(50)씨는 아들의 실종 소식을 접하고서 곧바로 경기 평택에 있는 2함대 사령부에서 다른 실종자 가족과 함께 지내왔다.
그동안 경북 성주에 있는 김 상병의 집은 할머니와 동생들이 지켰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는 15일 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안함의 함미 인양 소식을 접하고서 말을 아낀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씨는 아들이 입대하기 전에 어떻게 지냈느냐는 물음에 “선명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대구에 있는 회사에 다니다가 성주에 있는 회사로 옮겨 집에서 다녔다”고만 짤막하게 말했다.
지난해 2월 입대한 김 상병은 내년 2월 제대할 예정이었다.
●고교 선후배 심영빈.장진선 하사
천안함 실종자 중 심영빈(27) 하사와 장진선(23) 하사의 모교인 강원도 동해시 광희고등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인양작업을 TV 화면으로 초조히 지켜봤다.
장 하사의 고3 담임이었 박동호(49) 교사는 “고교 3년 선후배 사이인 심 하사와 장 하사 모두 생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며 “학교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라고 했다.
박 교사는 “학창 시절 장 하사는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명랑한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원주에 거주하는 정범구(23) 상병의 어머니 심모(48)씨는 천안함이 침몰한 다음날부터 평택의 해군 2함대 사령부 임시숙소에서 지내고 있어 원주 집은 조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