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살아있을 듯…빨리 엄마품에 돌아오길”
평택 2함대 내 임시숙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한 실종자들의 어머니 23명이 6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가 있긴 하지만, 자식을 잃은 큰 아픔에 애끓는 모정을 주체할 길이 없어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6일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실종자 가족기자회견에서 한 어머니가 염주를 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정상구 상병의 어머니는 “생존자를 만나고 싶고, 생존자를 미워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오직 감사드릴 뿐”이라면도 “사고현장에 직접 가 보니 정말 애들 장난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트는 오가는데 잠수하는 사람은 2사람. 45명을 1명씩 구조한다면 며칠이 걸릴까? 공기주입할 때 호흡할 수 있겠다고 믿었다. 그런데 다 ‘형식’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머니들 모두 기도로 회견을 마쳤다. “저 차가운 바닷물 속에 갇힌 자식들. 지금도 살아 있을 것 같은데. 하루빨리 엄마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한편 실종자 가족들에게 부대 인근 평택도곡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 51명이 아픔을 나누겠다며 쓴 편지 51통을 전달했다. 한 학생은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노란색 편지지에 “실종자 가족님들이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잠을 자고 아침에도 생각한다.”면서 “저희를 위해 고생하신 군인 여러분 매우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희망을 잃지 마세요. 전국민이 응원합니다.”며 글을 맺었다. 편지를 읽던 가족들이 모두 부둥켜 안고 오열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04-0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