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수색난항·정보갈증·추측보도… 세 번 우는 가족들

[천안함 침몰 이후] 수색난항·정보갈증·추측보도… 세 번 우는 가족들

입력 2010-04-02 00:00
수정 2010-04-0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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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6일을 넘기면서 실종 승조원 가족들의 몸과 마음이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악천후로 난항에 부딪친 구조작업, 시원찮은 군 당국의 해명, 각종 추측성 보도 등 ‘3중고’가 실종자 생환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1일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내 실종자 가족들 숙소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250여명의 가족들은 지쳤지만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멍한 표정에 한숨만 내쉬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식사를 거르다 탈진하거나 심신쇠약 등으로 병원으로 실려가는 가족들도 속출했다. 이날 새벽 실종자 가족 한 명이 탈수증상을 보여 평택안전병원으로 후송됐다. 전날엔 지역 방송사의 ‘사망자 발견’이란 오보에 놀란 가족들이 오열하다 가슴 통증을 느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30여명이 두통, 복통, 우울증,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모두 탈진 상태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잠도 못 주무시고, 다들 몸을 돌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민간 의료진 관계자도 “직접 와보니 이렇게 환자가 많을 줄 몰랐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에 해군2함대는 민간 의료단체를 비롯해 군의관 2명과 간호장교 2명, 의무 부사관 등 8명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진료팀을 대기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 들려올지 모르는 실종자의 생환소식이다. 주말까지 함미 수색 해역에 돌풍과 거센 조류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가족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기야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자체적으로 민간 잠수팀과 접촉해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해군 측으로부터 침몰 원인과 구조작업 진행상황 등의 정보를 제대로 얻을 수 없는 점도 가족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한 실종 가족은 “해군 측에 여러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 신문에 정보를 의지하며 힘겨운 기다림을 이어가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는 이날 오전 평택 제2함대 취재 기자들과 만나 추측성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정국 협의회 대표는 “우리가 꺼낸 적도 없는 (보상) 협상 관련 얘기가 보도됐고, ‘돈 벌고 싶어서 그러냐.’는 댓글이 달렸더라.”며 “끝까지 실종자의 생환을 기다릴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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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정현용 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2010-04-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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