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이후] “가족처럼 지냈는데… 포기하고 싶지 않다”

[천안함 침몰 이후] “가족처럼 지냈는데… 포기하고 싶지 않다”

입력 2010-03-31 00:00
수정 2010-03-3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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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식구처럼 살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천안함 침몰 닷새째인 30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원정10리 해군원정 아파트는 침통한 분위기였다.

이 아파트에는 실종된 46명 가운데 원사 이창기, 상사 남기훈, 중사 김태석·박경수·강준·김경수·정종율씨 등 7명이 살고 있다. 15개동 904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대부분 사령부 소속 부사관 가족들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300m가량 떨어져 있으나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주민들이 외출을 삼가는 바람에 아파트 단지는 인적이 눈에 띄지 않는 등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실종자 중 한 가족과 같은 동에 살아 너무 친하게 지냈다.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서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싶은 심정”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주민은 “김경수 중사 부인과는 왕래가 잦았는데 자녀 2명을 키우며 열심히 사는 잉꼬부부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제2 연평해전 용사인 박경수 중사도 이 아파트 입주민이다.

박 중사는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서 참수리 357정 부수정으로 총탄에 맞아 부상을 했지만 부상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던 참 군인이었다. 주민들은 박 중사를 책임감이 강한 군인이라고 칭찬했다.

아파트 단지내 상가도 썰렁했다.

한 점포 주인은 “침몰 사고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바깥 출입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포 주인은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리로 묶여 있어 입주민들이 한 가족과 같은 친밀감을 갖고 있으며 그런 탓인지 슬픔도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사령부와 아파트 사이에 조성된 체력단련장(골프장)도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체력단련장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으며 체력단련장으로 통하는 단지내 도로는 한산했다.

골프장 측은 “상부 지시로 임시 휴장했다. 천안함 침몰사고로 온 국민들이 애도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휴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2010-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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