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자다 깨보니 이양 죽어있어”

김길태 “자다 깨보니 이양 죽어있어”

입력 2010-03-15 00:00
수정 2010-03-1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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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일부 자백… 성폭행·살인은 진술 안해, 실종 당일 피살 밝혀져… 경찰수사 급진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오던 부산 여중생 이모양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검거된 지 닷새 만인 14일 범행 일부를 자백했다. 이양은 실종 당일 살해,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은 이양의 납치·성폭행·살해 경위에 대해서는 정확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김이 범행 일부를 자백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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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마친 여중생 이모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유치장이 있는 부산 사상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증거 확보를 위해 김길태에게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거짓말 탐지기 및 뇌파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부산 연합뉴스
14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마친 여중생 이모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유치장이 있는 부산 사상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증거 확보를 위해 김길태에게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거짓말 탐지기 및 뇌파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부산 연합뉴스


김희웅 수사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양 강간살인 사건 피의자 김이 오후 3시10분쯤 범행 일부를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김이 ‘지난 2월24일 술을 마시고 덕포동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덕포동 217-1(무당집) 공가에서 자다 일어나 눈을 떠 보니 방안 전기매트에 옷이 모두 벗겨진 이양이 사망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포토] 김길태, 살해 혐의 인정까지

시신 처리 과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이 죽어 있던 이양을 발견한 후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집안에 있던 끈을 이용, 손과 발을 묶고 전기매트용 가방에 죽은 이양을 넣어 시체 유기 장소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김은 “시체와 옷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인근 파란집(217-3)으로 옮긴 뒤 앞집(217-5) 지붕 모서리에 있던 보일러 물통에 시체를 넣고 근처에 있던 백색 시멘트가루를 물과 섞어 부었다.”고 자백했다. 이어 “타일 등으로 그 위를 덮은 뒤 물통 뚜껑을 닫고 도주했다.”고 밝혀 시신 유기의 치밀함을 드러냈다. 도주 이후에는 친구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사상구 일대 빈집에서 숨어 지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양 납치·성폭행·살인 동기 및 과정, 도피경로 등을 캐고 있다.

한편 김의 자백에서 드러난 동선을 보면 하룻밤 사이 불과 반경 50m 안에서 납치·살해·시신유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찰의 허술한 초동수사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부산 김정한 박정훈기자 jhkim@seoul.co.kr
2010-03-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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