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부검 연구소 “사망시기 특정하지 못해”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의 시신이 발견된지 1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망추정 시간을 특정하지 못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사망시간이 특정되면 현재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김길태(33) 행적을 파악하고 자백을 받아내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12일 오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산 사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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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실로 향하는 김길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12일 사상경찰서 3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12일 사상경찰서 3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화보] 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이 양의 시신을 부검한 부산대법의학연구소는 이 양의 눈동자 내 ‘안방수’를 통한 사망시간 추정은 실패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실패 이유에 대해 “안구의 부패성 오염 때문이며,오염 시기는 부패가 진행되면서 이뤄졌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방수는 눈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홍체와 수정체 사이를 가득 채운 물 모양의 투명한 액체로 사람의 사망 추정시간을 확인하는데 가장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구소 측은 또 이 양의 사망시기가 지난 2∼4일로 추정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사망시기를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 연구소 허기영 소장은 “사망 시점에 대한 법의학적 판단은 이 건 자체가 시신 발견 당시 현장 상황의 복잡성 때문에 현재 사망 시기를 특정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조사 및 연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7일 이 양에 대한 검안 당시 사망추정 시간을 놓고 현장에서 다소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안과 관련,부산지검 관계자는 “시신 부패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을 들어 검안에 참석한 한 사람이 3월 초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때는 야간이었고 육안 검사이기 때문에 하나의 의견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망시간은 당시 기온,습도,밀폐 정도,석회가루에 의한 반응 등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진 뒤에나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실제 당시 이 양의 검안서에는 입과 코가 막혀 숨졌다(비구폐색에 의한 질식사 추정)는 사망원인과 성폭행 흔적이 있다는 것은 적시됐지만 사망시간에 대해서는 적시되지 않았다.
이 양의 사망시간이 특정되지 않으면서 경찰의 수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찰은 이 양의 사망추정 시간만 특정되면 이를 근거로 김길태를 압박,자백을 받아낸 뒤 내주 현장검증에 나설 계획이지만 사흘째 입을 열지 않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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