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때 불상 뱃속에 고려인삼

연산군때 불상 뱃속에 고려인삼

입력 2010-02-24 00:00
수정 2010-02-2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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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목조상 복원중 발굴… 1000년 묵어 最古

현존 최고(最古)로 추정되는 11세기 전후 고려시대 인삼이 보살상 안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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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사직로 고궁박물관에서 정은우 문화재 전문위원이 천성산 관음사 목조보살좌상에 대한 학술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불상의 배 안에서 나온 고려시대 인삼. 연합뉴스
23일 서울 사직로 고궁박물관에서 정은우 문화재 전문위원이 천성산 관음사 목조보살좌상에 대한 학술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불상의 배 안에서 나온 고려시대 인삼.
연합뉴스
한국전통문화학교(총장 배기동) 부설 전통문화연수원은 2008년부터 보존처리 및 복원 중이던 ‘천성산 관음사 목조보살좌상’에서 고려시대 인삼을 비롯해 보석, 곡물, 직물, 유리제품 등 47종의 복장유물(腹臟遺物·불상의 배 안에 넣어둔 유물)을 발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중 인삼은 탄소연대 측정 결과 1060±80년(980~1140년) 것으로 나타나 지금까지 알려진 인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삼은 전통적인 복장 유물인 오약(五藥·다섯 가지 약재) 중 하나로, 지금까지 조선시대 것은 많이 나왔으나 고려시대 인삼은 전례가 없었다. 불상이 조성된 연대인 연산군 8년(1502년)보다도 400년가량 앞서는 것이다.

이관섭 전통문화연수원 교수는 “당시에도 인삼이 귀해 기존 다른 불상에 복장해 전해진 인삼을 다시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삼이 나온 목조보살좌상은 애초 평안도 천성산 관음사에 모셔졌던 상으로, 최근까지 부산 원광사(주지 도진 스님)에 있었다. 높이는 67㎝. 몸체는 1335년쯤 육송으로, 팔·다리는 1440년쯤 은행나무로 만들어졌다. 이 교수는 “후대에 팔·다리를 다시 붙였을 가능성도 있고, 보살상을 만들 때 재활용 목재를 모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복장유물은 원광사 주지 스님의 의뢰로 보살상의 보관(寶冠·보살상 머리에 쓴 관) 및 대좌(臺座·불상이 앉은 자리) 복원을 위해 전통문화학교에서 상태를 확인하던 중 발견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2-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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