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폭력 눈감는 학교

교내폭력 눈감는 학교

입력 2010-02-23 00:00
수정 2010-02-23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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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고건수 교과부 3000 vs 경찰 2만4825건

충격적인 ‘막장 졸업식’ 등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일선 학교와 교육당국이 학교 폭력을 은폐·축소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있는 대로 상급기관에 보고해 봤자 득 될 게 없다는 것이 일선 학교의 판단이고, 시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쉬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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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교 가운데 학교 폭력 문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를 받은 건수는 2007년 7667건, 2008년 8813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2080건(8월 기준)으로 연간 폭력 건수로 환산할 경우 예년의 절반도 안 되는 3000여건이다.

교과부 법령은 일선 학교에서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교과부에 보고토록 돼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찰청이 ‘학교 폭력’으로 검거한 학생 수는 교과부의 학교 폭력 신고 건수에 견줘 최대 8배 이상 많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교 학교 폭력 발생 건수는 각각 2만 1710건, 2만 5301건, 2만 4825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교과부와 경찰청 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학교가 학교 폭력을 은폐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란 고백이 교육계 내부에서 나왔다. 서울시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고교의 경우 고교선택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학교로 낙인찍히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시교육청 내부에서도 쉬쉬하며 묵시적으로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교육청과 비교되기 때문에 폭력 건수가 많은 학교를 곱게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도 “학교 폭력이 많으면 교장의 관리능력을 의심받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있는 그대로 보고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학교 폭력의 실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은폐·축소를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신고를 하는 학교에는 역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서초구 A중 교장은 “학교 폭력은 지역사회와도 깊이 연관돼 있는데 어느 학교가 자기 학교 폭력이 많다고 내세우겠느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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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02-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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