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구속·자살…파장 커진 교육비리 수사

교장 구속·자살…파장 커진 교육비리 수사

입력 2010-02-22 00:00
수정 201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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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의 행보가 심상찮다.

 일선 학교의 창호공사 비리 수사로 시작돼 방과후 학교 수사로 이어진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는 최근엔 인사비리까지 파헤치고 있다.

 검찰이 ‘매관매직’ 혐의로 서울시내 현직 교장 2명까지 잇따라 구속함에 따라 석 달째 진행 중인 교육계 비리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검찰 수사가 이제 서울시교육청 전·현직 최고위층까지 겨냥하는 양상인 가운데 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한 초등학교 교장이 목숨을 끊는 돌발상황까지 겹쳐 파장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검찰 칼끝,교육계 최고위층도 겨냥

 검찰은 작년 10월 시공업체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등의 공직자에게 창호 공사 수주를 부탁하며 뇌물을 줬다는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현재까지 서울시 의원과 교육청 사무관 등 모두 11명을 구속했다.

 지난달 초에는 방과후 학교 업체로 선정해 준다며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초등학교 교장 5명을 적발해 불구속 기소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교육 관련 공무원의 ‘매관매직’ 비리도 검찰의 집요한 수사로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시교육청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장학사(구속)가 ‘장학사 시험을 잘 보게 해주겠다’며 현직 교사들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검찰수사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죄 행위에는 김모 전 서울시교육청 국장 등 강남권 현직 고교장 2명이 가담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돼 구속됐고,돈을 건넨 현직 교사 2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이들의 인사비리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점에 비춰 또 다른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현재 시교육청 전.현 최고위층의 인사비리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서울지역에 집중돼 있는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검찰청의 특수부장과 특수전담 부장검사 40여명이 참석한 화상회의를 열어 교육비리 수사 등을 점검했다.

 물론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를 뽑는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선거국면에 지금같은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계속 이어지기는 쉽지않다는 점에서 이르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6.2 지방선거에 따른 선거기간에도 사정수사는 계속한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있어 교육비리 수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성화된 비리 불감증이 수사 자초

 교육계는 이 같은 검찰의 고강도 수사에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설비리,인사비리 등으로 교육공무원이 형사처벌 받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이번처럼 사정당국으로부터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아본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 배경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지만,우선은 검찰 수뇌부가 교육계에 만연한 관행적 비리를 한 번쯤 털고 가야 할 부분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실제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관행적 비리는 교육청 내부에서조차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2007년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급식 재료 및 교재 납품업체에서 수년 간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들통났고,2008년 8월에는 중·고교 교장들이 학교 급식업체 사장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닌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작년 9월에는 부적격 칠판을 사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긴 서울 등 수도권 교장 13명을 포함한 교직원 20명 가량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돼 교직사회의 관행적 비리 실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관행적 비리 때문에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청렴도 조사에서 매년 최하위권 성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비리 혐의로 몇몇 교장이 잡혀가도 다른 교장들 사이에서는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며 “벌써 한번은 터졌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를 정부의 ‘공교육 강화 정책’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서민·중산층의 숙원 사항인 사교육비 경감을 핵심 정책 과제로 삼은 정부가 공교육 강화정책을 함께 펴 왔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육비리 등으로 얼룩진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는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 교육 관련 전문가는 “어차피 터져나올 교육 관련 비리를 숨기기보다는 대대적으로 일소해 교육계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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