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대통령 국민장] “대통령 할아버지, 아빠가 행복했대요”

[노 前대통령 국민장] “대통령 할아버지, 아빠가 행복했대요”

입력 2009-05-30 00:00
수정 2009-05-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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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명록 추모글

추모의 열기는 덕수궁 돌담길에 나부낀 벽보와 봉하마을 등 분향소의 방명록에 고스란히 남았다. ‘인터넷 대통령’답게 애도의 물결은 온라인 세상을 노랗게 물들였다.

봉하마을을 방문한 6살 예원이는 “착한 대통령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행복했대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써 붙였다. “그대가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것들을 기억하겠습니다(강한나·부산 해운대구)” “우리가 등 돌리고 있을 때 당신은 일어나셨습니다.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모른 척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뜨겁게 사랑합니다.” “당신을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힘 없음은 원망했습니다. 힘없는 ‘바보 대통령’, 원망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지 못한 미안함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민주주의가 완성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관심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우리가 당신이 못다 하신 꿈을 이루겠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지지자가)”

서울 대한문 정문 앞에 시민들이 마련한 분향소에 모여든 추모객은 덕수궁 돌담에 절절한 그리움을 붙였다. “노무현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가슴 속에 잊지 않을게요. 평생에 너무나도 과분하신 대통령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봉하마을과 서울역 분향소에도 뜨거운 추모의 글이 방명록을 가득 채웠다. 초등학생 이현아양은 “나중에 뵈면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켰는지 자세히 말씀 드릴게요. 우리 곁을 떠나신 게 아니라 새 길을 열어 주신 거로 생각해요.”라고 썼다. 한 추모객은 “벌써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영원히 우리 심장 속에 살아 계실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연수씨는 “항상 국민을 생각해 오신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 세상도 그의 떠남을 슬퍼하는 글로 넘실댔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는 ‘슬픔이 너무도 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렇게 슬플까, 이보다 더 슬프다면 정말 참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산속에피는꽃)”라는 글이 올라왔다. “온 국민이 얼마나 대통령님을 사랑하는지 하늘나라에서는 아시겠지요(하면된다 할수있다)” “이제야 당신의 길들을 따라 걸어봅니다. 몰랐습니다. 당신의 깊은 사랑과 이 땅과 우리 국민의 대한 애정을…. 하늘나라에서 다시 뵈면 따뜻하게 감사했다고 수고하셨다고 안아 드리겠습니다.”(hannah515)

김해 박성국 서울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9-05-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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