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마을 보이는 아늑한 남향… 사저서 50m 거리”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마을 보이는 아늑한 남향… 사저서 50m 거리”

입력 2009-05-27 00:00
수정 2009-05-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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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 구영옥옹이 본 장지

“양지 바른 남향으로 아늑하다. 어린 시절과 귀향후 즐겨 찾던 마을앞 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26일 권양숙 여사 등 유족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장지로 유력한 사저 부근 야산 터를 둘러본 김해지역 유명 지관 구영옥(80·김해시 진영읍)옹은 “장지는 풍수지리학적 측면과 접근성이 충분히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은 서민과 달리 존경받는 분이다. 장지가 생가 등과 불과 50m 밖에 안 떨어져 참배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사저 등을 관광하면서 휴식도 함께 취할 수 있는 위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수·접근성 좋아 관광지 될 것”

이어 “장지 예정지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권 여사와 함께 (관광지 겸 선산으로) 이야기를 했던 곳”이라며 “이곳에 오면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장지에서는 옥녀봉(황후의 자리)도 쉽게 볼 수 있고 부엉이바위도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노 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 뒤에도 권 여사를 잊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여사, 건평씨 등과 예정부지 살펴

권 여사는 이날 오전 6시40분쯤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노건평씨와 지관 구씨가 있는 장지 예정지에 나와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비가 오면 뒷산에서 물이 내려와 묘소에 물이 찰 수 있다.”면서 “묘소를 만들 때 물이 차지 않도록 물길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는 지관과 함께 장지를 확인한 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야 하는데….”라고 하자, 노건평씨가 “제가 모시고 가서 차 대접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구씨는 전했다. 구씨는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화장해서 일단 봉하마을로 온 뒤 장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정토원에 모시게 될 것”이라며 “장지 조성공사가 끝나면 가족들과 상의해 장지에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언급한 비석과 관련해서는 “장지와 별도로 가족 및 장례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노건평씨는 구씨에게 “나는 나중에 부모님이 잠들어 계시는 봉하마을 입구 선영 자리 옆으로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노 전 대통령의 양친이 묻혀 있는 봉하마을 입구의 선영 자리를 봐주는 등 노 전 대통령측과 수십년간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측은 이날 오전 구씨를 불러 장지 예정지를 둘러보게 한 뒤 가족회의를 거쳐 이곳을 장지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장지로 봉하마을 선영과 봉화산 등이 거론됐으나 유족들이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사저옆 야산을 장지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09-05-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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