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개인적으로’ 건넸다고 밝힌 50억원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라 회장은 불법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검찰도 일단은 지켜보는 모양새다. 하지만 개인간 통상적 거래라고 보기에는 50억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크고 라 회장도 돈의 용처에 대해 한사코 함구하고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31일 검찰 발표에 따르면 라 회장은 2007년 4월 경남 김해의 가야CC(골프장) 지분 5%를 인수해 달라며 박 회장에게 신한은행 수표로 50억원을 전달했다. 문제는 이 돈이 박 회장의 계좌에 지금껏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분 투자 용도였다면 왜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돈이 그대로 묶여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 회장이 이 돈 가운데 10억원으로 그림 2점을 산 뒤 다시 10억원을 채워 50억원을 계좌에 놔둔 점도 의혹을 키운다. 소유권이 이전된 박 회장의 돈이라면 굳이 다시 채워넣을 이유가 없다.
‘차명계좌설’ ‘농협 자회사(휴켐스) 인수지원 대가설’ 등이 나오는 이유다. 박 회장 명의의 계좌 개설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
설사 이 돈이 라 회장의 ‘떳떳한 개인 돈’으로 결론난다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시 신한지주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요청으로 경영난에 빠진 가야CC를 자회사인 신한은행(131억원)·신한캐피탈(131억원) 등을 통해 총 910억원에 인수(지분 75%)했다. 성사 여부를 떠나 회사 차원에서 추진한 투자 사업에 해당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은밀히’ 개인적 투자를 시도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50억원의 조성 경위도 궁금증을 낳는다. 라 회장은 신한은행장 3연임 등 CEO만 19년째다.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50억원이 라 회장 본인 돈인지는 알 수 없다.”며 “(돈의 흐름을)따라가 보니 10년 전에 들어온 자금 같다.”고만 밝혔다.
라 회장은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출근했다. 하지만 입은 굳게 다물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31일 검찰 발표에 따르면 라 회장은 2007년 4월 경남 김해의 가야CC(골프장) 지분 5%를 인수해 달라며 박 회장에게 신한은행 수표로 50억원을 전달했다. 문제는 이 돈이 박 회장의 계좌에 지금껏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분 투자 용도였다면 왜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돈이 그대로 묶여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 회장이 이 돈 가운데 10억원으로 그림 2점을 산 뒤 다시 10억원을 채워 50억원을 계좌에 놔둔 점도 의혹을 키운다. 소유권이 이전된 박 회장의 돈이라면 굳이 다시 채워넣을 이유가 없다.
‘차명계좌설’ ‘농협 자회사(휴켐스) 인수지원 대가설’ 등이 나오는 이유다. 박 회장 명의의 계좌 개설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
설사 이 돈이 라 회장의 ‘떳떳한 개인 돈’으로 결론난다 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시 신한지주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요청으로 경영난에 빠진 가야CC를 자회사인 신한은행(131억원)·신한캐피탈(131억원) 등을 통해 총 910억원에 인수(지분 75%)했다. 성사 여부를 떠나 회사 차원에서 추진한 투자 사업에 해당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은밀히’ 개인적 투자를 시도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50억원의 조성 경위도 궁금증을 낳는다. 라 회장은 신한은행장 3연임 등 CEO만 19년째다.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50억원이 라 회장 본인 돈인지는 알 수 없다.”며 “(돈의 흐름을)따라가 보니 10년 전에 들어온 자금 같다.”고만 밝혔다.
라 회장은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출근했다. 하지만 입은 굳게 다물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4-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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