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노건평씨, 박회장에 ‘입김’

[박연차회장 로비 스캔들]노건평씨, 박회장에 ‘입김’

입력 2009-03-25 00:00
수정 2009-03-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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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태차관 크게 한번 도와주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치권 인사 등에게 돈을 건네는 과정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67)씨가 전달자 역할을 적잖이 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로 김해 등 경남지역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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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조사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관계자가 24일 10층 수사과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주 중 현역 국회의원 소환을 앞둔 중수부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조사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관계자가 24일 10층 수사과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주 중 현역 국회의원 소환을 앞둔 중수부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24일 검찰에 따르면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이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전 건평씨를 찾아가 출마를 알렸다. 장 전 차관은 경남도 부지사 시절부터 건평씨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후 건평씨는 박 회장에게 “마음 크게 먹고 한번 도와주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건평씨의 얘기를 듣고 선거자금으로 사용할 현금 수억원을 당시 장 전 차관의 선거본부장이던 김모씨를 통해 전달했다.

앞서 건평씨는 2005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전 열린우리당 김해갑 선거구에 전략공천된 이정욱(60·구속) 후보를 도울 때도 박 회장의 돈을 끌어다 건네줬다.

건평씨는 당시 이씨의 부탁을 받고 선거 열흘 전인 2005년 4월20일 김해 봉하마을 인근 저수지 창고 주차장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라면상자를 받은 뒤 김해관광호텔 앞에서 이씨에게 건넸다. 또 선거 막판에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는 이씨의 말을 듣고 박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추가로 받아 이씨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건평씨가 또 다른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건네는 중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건평씨의 의도는) 당시 열린우리당을 많이 도와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또 다른 수혜자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박 회장은 집무실 금고에 항상 현금 3억~5억원을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박 회장의 금고에 직접 돈을 넣어 확인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또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방위로 금품을 살포할 때 현금 외에 상품권, 달러 등을 이용해 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3-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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