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납치범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06-09-08 00:00
수정 2006-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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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 8년만에 탈출한 소녀 캄푸시 처음 입 열어

“탈출하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수많은 이들 중 왜 하필 나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묻고 또 물었어요.”

10살때 납치됐다가 8년반 만에 극적으로 탈출한 오스트리아 소녀 나타샤 캄푸시(18)가 6일(현지시간) 발행된 주간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등굣길에 납치돼 슈트라스호프의 한 주택 지하실에 감금돼 지내다 지난달 23일 겨우 빠져 나온 지 2주 만의 일이다. 탈출 직후 납치범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등 인질이 납치범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돼 호감을 보이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이날 완전히 다른 얘기를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캄푸시는 “죽은 이에 대해 험담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따금 도끼가 있다면 그의 목을 쳤으면 하고 상상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44세의 범인 볼프강 프리클로필은 그녀가 탈출한 직후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그날의 탈출이 미리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프리클로필이 전화 때문에 신경이 산만해진 틈을 타 정원을 통해 밖으로 나왔어요. 어지럼증이 확 오더군요. 그때 내가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았어요.” 그녀는 감금돼 있는 동안 내내 허기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전에도 납치범의 차에서 뛰어내리려 한 적이 있으며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꿈은 무얼까. 고교를 마친 뒤 저널리즘이나 심리학, 연기나 예술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캄푸시는 “엄마에게 크루즈 여행을 가자고 말했어요. 기차 타고 베를린에 가고 싶고, 런던, 뉴욕도 보고 싶어요.” 또 직장에서 납치돼 고문과 성폭행을 당하는 멕시코 여성들과 아프리카의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6-09-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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