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수상 의미

베를린영화제 수상 의미

입력 2004-02-16 00:00
수정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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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 영화 '사마리아' 의 포스터. 제목아래 '너희 중에 죄없는자 이 소녀에게 돌을 던지라.' 는 글귀에서 파격적인 연출의도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여고생 원조교제를 소재로 한 영화 '사마리아' 의 포스터. 제목아래 '너희 중에 죄없는자 이 소녀에게 돌을 던지라.' 는 글귀에서 파격적인 연출의도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사마리아’가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감독상 수상작으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 영화계는 2002년 ‘취화선’(칸)과 ‘오아시스’(베니스)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잇따라 감독상을 석권하는 세계적인 기록을 세우게 됐다.김 감독은 임권택·이창동 감독에 이어 해외 영화시장에 ‘한국대표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힌 셈이다.

그동안 김 감독은 베를린·베니스영화제 등에서 4차례나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등 수상이 점쳐지기도 했다.지난해 ‘나쁜 남자’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한 그는 이번에도 작품 출품 시한을 2개월이나 연기받는 ‘특혜’를 누렸다.

전통적으로 베를린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영화 페스티벌.그런 점에서 이번 수상은 감독 개인의 영광을 떠나 국제영화시장이 한국영화시장 쪽으로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는 데 큰 전기가 된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베를린영화제에는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후 지금까지 8편의 우리 영화가 본선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나,지난 94년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이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2001년에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현지에서 주목받았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친(親)할리우드적 성향으로 치달아온 베를린영화제가 아시아의 저예산 작가주의 감독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영화계는 “한국영화가 세계영화계의 변방에서 당당히 중심으로 편입하고 있음을 세계시장이 확인해준 결과”라고 풀이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2004-02-1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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