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외국어교육 활성화 대책에 따라 2006년 159명을 시작으로 2007년 204명, 올해 301명을 일선 학교에 원어민 교사로 배치했다.
하지만 지난해 입국한 원어민 교사들의 교육경력을 보면 204명 중 69.6%가 무경력(60명)이거나 1년 미만(8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경력 2∼3년은 50명,4∼5년은 5명이었다.
올해 배치된 원어민 교사는 초등학교 132명, 중학교 99명, 고등학교 59명, 외국어수련부 11명 등이다. 인천지역 456개 초·중·고교 가운데 66%에 원어민 교사가 배치됐다.
교육경력이 없거나 미미한 원어민 교사가 대거 배치된 것은 최근 원어민 교사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경력이 있는 원어민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직접 높이기보다는 외국인과 접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교육경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경력이 부족한 외국인들이 내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대로 된 언어교육을 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인천지부 이재연 사무처장은 “원어민 교사들의 교육경력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국내 기준에 꼭 적합하지는 않더라도 객관적으로 타당성 있는 검증기준을 마련해 자격이 있는 원어민 교사를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어민 교사의 허위 학력과 경력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초·중·고 원어민 교사 채용은 본인이 제출하는 이력서와 면접에 의존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학력과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체계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특히 교육당국을 거치지 않고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는 사설학원이나 외국인 학교는 허점이 더 많다. 최근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비영어권 출신자가 학원에서 버젓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원어민 교사들이 사회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채용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지금까지 사실상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