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다른 후보들과 얘기해보겠다”…‘보수개혁’ 가치공유 가능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온 다른 무소속 후보들과 정치세력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13 총선 판도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은 공천심사에서 탈락, 경선 기회를 박탈당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한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조해진·권은희·류성걸 등 몇몇 의원은 유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꼽힌다. 이재오·주호영 의원과 임태희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대부분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유 의원은 일단 자신을 따르는 무소속 후보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비박계 무소속 연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대구 동을) 사무실에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 “‘연대’라는 표현을 저희가 써본 적은 없다”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선 (무소속 후보) 본인들하고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의원은 이에 앞서 한 측근 의원과 전화통화에서 “(연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해 보자”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논의해서 정리하자”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실제로 일부 무소속 진영에선 유 의원과의 연대를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새누리당의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한 비난 여론을 발판으로 삼아 ‘보수 개혁’과 ‘당내 민주화’ 등을 공통의 가치로 내걸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임 전 의원은 연합뉴스에 “파벌정치로 희생된 마당에 또 하나의 파벌을 만드는 것처럼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지향점이 다르지 않은 후보들이 뜻을 함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무소속 연대의 ‘구심점’이 될 유 의원 자신도 이에 대한 입장을 뚜렷이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대가 형성되기 위한 결집력과 연대가 발휘할 파괴력이 얼마나 되느냐다.

조 의원, 권 의원, 류 의원 등 유 의원의 측근 그룹에만 한정될 경우 연대의 파괴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유 의원의 ‘개인기’에만 기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외연을 확장할 경우 결집력이 흐트러질 확률이 커진다. 당장 이 의원만 해도 옛 친이(친이명박)계 ‘맏형’으로서 유 의원과는 걸어온 길이 다르다.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주 의원 역시 다른 무소속 후보와는 상황이 다르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으로서는 다른 무소속 후보들과 연대할 계획은 없다”며 “다른 분들과 입장이 다르고, 연대에는 부정적이다”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압도적인 영남권에서 무소속 연대가 만들어질 경우 이는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는 셈이며, 그만큼 총선에서의 생존 확률이 낮아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런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 의원이 당분간 연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기보다는 ‘단기필마’의 기세로 당선에 집중하고, 나중에 당 복귀를 타진하며 연대 카드를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의 한 측근 의원은 “유 의원의 성품상 세력을 규합하려고 먼저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 의원은 언젠간 당에 돌아올 것이고, 대선 국면에서 당도 유 의원이 필요해지는 만큼 연대론은 총선 이후”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