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맞춤형? 경찰대 때리기?…경찰 인사 뜯어보니

G20 맞춤형? 경찰대 때리기?…경찰 인사 뜯어보니

입력 2010-09-07 00:00
수정 2010-09-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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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단행된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비한 맞춤형이라는 점이다.

 먼저,정보 분야에서 뼈가 굵은 이성규 경찰청 정보국장을 서울경찰청장에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

 수도 치안의 책임을 맡겨 ’경비통‘으로 통하는 조현오 경찰청장과 호흡을 맞춰 G20 행사를 차질 없이 치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의 G20 관련 핵심 보직에도 모두 경호·경비 전문가를 배치했다.

 임승택 경찰청 G20 기획팀장이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경찰청 경비국장을 맡게 됐다.임 국장 내정자는 경찰청 경비과장을 지낸데다 서울청 기동대를 총괄하는 기동단장(현 기동본부장)까지 역임해 자타가 공인하는 경비 전문가다.

 정보통인 이 서울청장 내정자를 보좌할 서울청 차장에는 신두호 서울청 경비부장이 발탁됐다.신 차장 내정자 역시 서울청 기동단장을 지낸 경비 전문가다.

 서울청 경비부장으로 전보 발령 예정인 장전배 서울청 교통지도부장도 경찰청 경비과장과 서울청 기동단장을 거치며 경비 분야에서 경력을 인정받았다.

 교통 지·정체 현상이 심각한 서울 도로에서 각국 귀빈들이 행사장과 숙소 등을 안전하고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교통 지휘탑에도 경호·경비 전문가를 앉혔다.

 경호·경비 분야를 두루 거친 구은수 충북경찰청 차장을 서울청 교통지도부장에 발령낸 것이다.

 구 교통지도부장 내정자는 경찰청 경호과장을 거쳐 집회·시위가 가장 많은 서울 종로서장,대통령이 참석하는 국내 행사장 등의 경호를 책임지는 서울청 22경찰경호대장을 지낸 경호 베테랑으로 꼽힌다.

 조현오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G20 행사를 성공적으로 잘 치르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다.서울청 G20 기획단장과 각 기동단장(옛 기동대장)은 변함이 없다.이들을 중심으로 계획대로 차질없이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적 대사인 G20 정상회의가 임박한 시점을 고려해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초점을 맞춰 이번 인사를 했음을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연말에는 대규모 추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조 청장은 “이번 인사는 최소화한 것이다.연말 정기인사 때는 여러 요소를 감안하고 입직경로나 출신 지역을 고려해 큰 틀에서 다시 인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조 청장의 취임을 앞두고 술렁였던 조직의 안정에도 역점을 뒀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경찰청장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조 청장의 내부 특강 동영상이 외부로 유출돼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등 논란이 불거지자 유출 경로를 둘러싸고 경찰대 출신과 비경찰대 출신의 암투설이 나오는 등 조직이 크게 흔들렸다.

 이 때문에 경찰대 1기 수석 입학·졸업생으로 늘 선두를 달렸던 윤재옥 경기청장이 유탄을 맞아 낙마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경찰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경찰대 1기생인 이강덕 부산청장이 경기청장으로,2기생 선두주자 박종준 경찰청 기획조정관이 경찰청 차장으로 각각 승진 내정된 것을 보면 윤 청장의 명예퇴직은 경찰대 출신 견제와 무관하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경찰 기획통으로 꼽힐 정도로 업무에 두루 밝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이 부산청장이 서울경찰청장에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깨고 경기청장으로 간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동향이라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4명의 출신지역을 보면 대구·경북 2명,호남과 충청 각 1명으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도 뚜렷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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