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퇴거 절차·대통령 기록물 이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0일 곧바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떠나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 머물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삼성동 상황 때문에 오늘 이동하지 못한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 관저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경찰, 삼성동 사저 주변 5개 중대 350명 투입
헌재의 파면으로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했지만 청와대를 언제 떠나야 한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직원들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승합차 2대를 타고 와 차량에서 베이지색 상자 등 박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짐을 내려 사저로 옮긴 뒤 약 30분 뒤 사저를 떠났다. 경찰은 사저 주변에도 5개 중대 약 350명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삼성동 사저는 1990년부터 청와대에 입성한 2013년 2월 25일까지 23년간 거주한 곳이다. 사저는 1983년 지어져 시설이 낡아 전반적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이삿짐은 별도의 절차를 거쳐 옮겨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후임자를 위해 청와대를 떠나기 일주일 전쯤에 대부분 이삿짐을 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임기 종료 또는 직무 복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던 터라 미리 이사 준비 등을 해둘 수 없었다.
관저에 있는 물품 가운데 사비로 구입한 것 외에 예산으로 구입했거나 재임 시절 대통령 자격으로 받은 기념품 등은 그대로 둬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을 전후해 3개의 침대를 구입했는데 이 침대들도 나갈 수는 없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이를 사용할 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에 침대들은 폐기 처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 ‘희망’, ‘새롬’이와 새끼 7마리는 박 대통령이 데리고 갈 수 있지만 행보는 결정되지 않았다.
●행자부, 조만간 기록물 이관 TF 착수
박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면서 18대 대통령 기록물도 이관 조치된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이관 대상은 국가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실, 지역발전위원회 등 18개 자문위원회, 국무조정실(대통령 권한대행)이 생산한 기록물 등이다. 행자부는 조만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이관 대상 조사와 확인, 목록 작성, 정리, 이관 등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대통령 임기 6개월 전부터 기록물에 대한 이관 준비를 시작하지만 이번의 경우 사안이 워낙 특별해 아직 준비된 것이 없다”면서 “조만간 박 전 대통령 측과 만나 구체적인 이관 절차와 범위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3-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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