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캐비닛’ 경쟁…대통령낙점 호남총리vs국회추천총리

文-安 ‘캐비닛’ 경쟁…대통령낙점 호남총리vs국회추천총리

입력 2017-04-28 15:05
수정 2017-04-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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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통합정부’ 安 ‘공동개혁정부’, 결국 ‘사람’으로 승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차기정부 집권 청사진을 들고 조기대선판의 막바지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어느쪽이 집권하더라도 연정 내지 협치가 불가능한 정치 지형 속에서 양측 모두 ‘공동정부’ 카드로 승부수를 던지면서 결국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으로 대변되는 ‘사람’을 둘러싼 경쟁으로 막판 레이스가 수렴되는 양상이다.

국정 공백이 장기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집권 후 정부 구성의 밑그림을 보여주며 효과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개혁을 이끌 능력을 인정받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측은 28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다는 지금의 상황을 인식한 듯 ‘협치’와 ‘통합’에 기반을 둔 정부 구성을 카드로 들고 나왔다.

다만 문 후보 측에서는 ‘통합정부’, 안 후보 측에서는 ‘공동개혁정부’로 각기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내각 등을 구성하는 방식도 차이가 있으며, 특히 가장 중요한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 선임 방식이 대조적이다.

문 후보의 경우 대통령의 권한으로 ‘호남 총리’를 선임, ‘대탕평’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차기 총리로) 염두에 둔 분이 있다”며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영남 출신인 만큼, 초대에는 적어도 영남이 아닌 분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 안팎에서는 문 후보가 대탕평 원칙에 따라 중도·보수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반면 안 후보는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에 넘기는 ‘국회 추천 총리’ 방식을 꺼내 들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혁공동정부의 협치를 위해선 여야 정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책임총리 지명을 정당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해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 문 후보와의 차별화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안 후보측으로 사실상 합류하기로 하면서 당 주변에서는 ‘김종인 총리’ 카드가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무위원 등 장관을 임명하는 부분에서는 양측 모두 ‘총리의 제청권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정부 구성 방식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문 후보 측은 정당은 물론 국민 사이에서도 사회 개혁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용광로형’ 정부를 구상하고 있다. ‘내각 연대책임제’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추천제를 도입해 지역사회, 언론, 인터넷 등으로부터 통합정부 합류 인사를 공개 추천받는 형식도 고려하고 있다.

안 후보 측에서는 합리적 개혁세력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강조하면서 ‘오픈 캐비닛’을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총리 임명권부터 국회에 넘긴 만큼, 내각 구성 역시 국회에 참여하는 각 정당의 영향력이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당의 틀을 벗어나 시민사회의 참여까지 염두에 둔 문 후보 측과는 거리가 있다.

통합정부에 함께할 수 없는 세력을 규정하는 데에서도 양측은 대비된다.

당장 문 후보 측은 ‘탄핵 반대 세력’은 통합 대상에서 배제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과는 같이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원칙을 분명히 말씀드린대로 전 탄핵반대세력과 계파패권주의 세력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친문(친문재인) 진영도 배제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아울러 안 후보는 ‘한국당도 협치 대상이냐’는 질문에 “제가 집권하면 지금의 정당 의석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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