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중도로 영토확장…“든든한 대통령, 중심 굳건한 국민통합”

文, 중도로 영토확장…“든든한 대통령, 중심 굳건한 국민통합”

입력 2017-04-16 10:24
수정 2017-04-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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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용어 안써…안정감·통합 쌍끌이로 ‘반문정서’ 불식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조기대선 본선을 맞아 중도츰 끌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든든한 대통령’을 앞세워 안정감을 강조하고 ‘국민통합’ 메시지로 포용력을 부각시키는 ‘쌍끌이’ 전략이다.

이같은 변화는 대선 레이스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양강구도로 재편되면서, 누가 중도층의 표심을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승패의 핵심 변수가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진보층으로부터는 안정적 지지를 확보한 문 후보로서는 ‘산토끼’로 표현되는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얻는 것이 마지막 관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50대~60대 이상 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보수층의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우클릭’을 할 경우 진보층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문 후보 측은 당내 경선에서 시대정신의 상징으로 사용한 ‘적폐 청산’이라는 용어를 ‘중심이 굳건한 국민통합’이라는 기조로 가다듬었다.

선대위 김경수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특권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각종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이를 상징하는 단어가 ‘중심이 굳건한 국민통합’”이라며 “잘못된 부분을 개혁해 나가면서도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폐’라는 단어에 중도·보수 층에서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관계자는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기본”이라면서도 “적폐라는 단어가 통합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굳이 고집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층이 이탈할 우려가 있는 만큼 ‘중심이 굳건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울러 세월호 3주기인 16일 추모 행사에 참석하는 것 역시 진보적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인재영입에 있어서도 ‘통합’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문 후보는 최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 수 차례 직접 전화를 할 정도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도층을 상징하는 인물을 끌어 안아 포용적인 모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사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영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국민통합 메시지와 함께 문 후보가 중도공략을 위해 내놓은 두번째 카드는 국정운영 안정감이다.

문 후보 측은 이를 위해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사용하기로 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국민들이 탄핵 이후 국정공백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에 나온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이 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20석을 확보한 원내 1당인 민주당의 후보라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40석을 가진 국민의당 안 후보에 비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선대위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는 40석 정당으로 집권을 한다면 연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최근 안보 행보에 무게를 두는 것 역시 이 같은 중도공략의 일환이다.

문 후보는 최근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자 대선주자·당 대표 ‘5+5’ 긴급안보비상회의를 제안하기도 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막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대위 내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의 구도가 ‘문재인 대 비문재인’으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중도공략 행보가 효력을 발휘하기에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문 후보에게 거리를 두고 있는 50대 이상의 장년층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한 방’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안보 행보를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보수층이나 장년층은 북한 관련 이슈가 나오면 문 후보에게 불안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어떻게 불식시킬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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