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2위 다툼
安, 충청·중도 보수 표심 흡수‘대연정’ 논란 중심 이슈도 선점
“민주당 경선까지 더 지켜봐야”
이재명 성남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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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판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이지만 최근 ‘대연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이슈까지 선점하는 모양새다.
6일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05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 지사의 지지율은 15.3%로 본인의 역대 지지율로는 처음으로 15%대를 돌파했다. 2위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6%)보다는 0.7% 포인트 뒤졌지만 이날 공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충청 지역 표심을 확보하며 대연정 주장으로 중도 보수 표심까지 흡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 지사는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보다 지지율이 크게 앞섰다. 안 지사는 지난 2일 대연정을 제안한 뒤 현재까지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으면서도 “저의 분명한 소신을 밝힌 이야기”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결선투표를 향해 안 지사와 2위 다툼을 벌이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다소 밀린 기세다. 한때 문 전 대표, 반 전 총장에 이어 여야 대선주자 3위까지 올랐던 이 시장이지만 최근 10%대 지지율마저 깨졌다.
그러나 이 시장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시장은 이날 경남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는 될 것 같은 사람을 수동적으로 지목하는 것이고 경선은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지지자들이 돼야 하는 사람을 선택한다”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구도가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안 지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긴 했지만 야권의 금기인 대연정을 주장하는 게 대선에 앞서 민주당 경선부터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득이 되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시장이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이 촛불민심과 어긋나는 일이라고 연일 공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촛불집회가 한창 뜨거웠던 시기 이 시장이 점유했던 이슈들이 이제는 안 지사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라면서 “다만 대연정 주장이 계속 논란이 되면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는 플러스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경선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7-02-0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