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은 마약으로”…북한, 152억원 받고 ‘땅굴 기술’ 수출

“계약금은 마약으로”…북한, 152억원 받고 ‘땅굴 기술’ 수출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8-19 01:01
수정 2021-08-1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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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통해 152억원 규모 계약 맺어”

이스라엘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보고서 ‘헤즈볼라의 터널의 땅’ 표지. 알마 연구·교육센터 홈페이지 캡처
이스라엘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보고서 ‘헤즈볼라의 터널의 땅’ 표지. 알마 연구·교육센터 홈페이지 캡처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북한의 땅굴 기술을 들여와 군사용 지하 터널을 건설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헤즈볼라는 무장단체이면서 동시에 레바논의 집권당을 이끄는 정치 세력이다.

18일 이스라엘 안보단체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보고서 ‘헤즈볼라의 터널의 땅’에서 헤즈볼라가 북한 무기수출 회사로 알려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로부터 땅굴 자재와 기술을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터널은 동쪽의 베카 계곡에서 지중해에 접한 서부 해안 지역까지 레바논의 여러 군사적 요충지를 동서로 연결한다.

헤즈볼라는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이후부터 북한과 이란의 도움을 받아 땅굴을 파기 시작했는데, 2014년부터는 이 회사와 1300만 달러(약 15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자재는 물론 굴착 기술까지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이 계약에 따라 남부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 근처로 북한 인력 6명이 파견돼 땅굴 굴착과 지하 미사일 격납고·발사대 건설을 도왔다.
레바논 헤즈볼라가 북한의 도움으로 판 45km 길이의 군사용 터널이 지나가는 지역. 알마 연구·교육센터 홈페이지 캡처
레바논 헤즈볼라가 북한의 도움으로 판 45km 길이의 군사용 터널이 지나가는 지역. 알마 연구·교육센터 홈페이지 캡처
계약금은 2014년 중국·태국에 있는 레바논·이란 관리들이 헤로인과 코카인 등 마약 형태로 지급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 터널을 뚫는 공사의 현장 감독을 이란의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은 북한에, 관리는 이란에 맡겨 터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헤즈볼라의 (땅굴) 모델은 북한의 모델과 같다”면서 이 땅굴을 통해 무장한 군인 수백 명이 지하로 몰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군사용 오토바이나 소형 차량도 이 터널을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지하 미사일 격납고와 발사대도 설치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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