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쌀값 1㎏ 1000원 상승…지난해 태풍 영향
金 “전 국가적 힘을 농사에 총집중해야”올해 식량 부족분 70만∼100만t 이를 듯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국제 정세에 맞는 국가적인 중대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를 주재하며 오른손을 펼쳐 보이고 있다. 책상에는 각종 자료가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 2021.6.16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6월 15일에 열렸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회의에서 식량난과 코로나19 대응, 반사회주의 극복 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우리 앞에 가로놓인 여러 가지 애로와 난관으로 인해 국가 계획과 정책적 과업들을 수행하는 과정에 일련의 편향들도 산생됐다”며 특히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 미달”그러면서 “농사를 잘 짓는 것은 현시기 인민에게 안정된 생활을 제공하고 사회주의 건설을 성과적으로 다그치기 위해 우리 당과 국가가 최중대시하고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전투적 과업”이라며 “전당적, 전 국가적 힘을 농사에 총집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홍수와 태풍으로 식량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고, 쌀값이 폭등하는 등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보고서는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70만∼1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만한 부족량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서 부족한 김 총비서가 공개 석상에서 식량난을 언급한 배경이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식량 생산량 추산치를 총 556만 1000t으로 예측했다. 쌀에 한정하면 211만 3000t이고, 도정을 거치면 139만 5000t으로 추정된다. FAO는 식량 부족분을 85만 8000t으로 추산하면서 수입이나 원조를 통해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8~10월이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불과 몇 달 새 눈에 띌 정도로 살을 뺀 모습이 눈에 띈다. 15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좌)과 지난 3월 6일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폐강사를 하던 모습(우)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7일 군인가족 예술소조원과 기념 촬영 이후 한동안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다가 이달 들어서는 4일 당 정치국 회의와 7일 당 중앙위원회 및 도당위원회 책임비서 협의회, 11일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이날 전원회의까지 연달아 주재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은 기간에 체중을 감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21.6.16 연합뉴스 자료사진
●쌀값 폭등…“8~10월 혹독한 시기 될 것”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조사한 북한의 쌀값 동향을 보면 ‘폭등’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체는 지난 8일 기준 지역별 1㎏당 쌀 가격이 평양 5000원, 신의주 4900원, 혜산 4800원이라고 전했다.
이달 2일 쌀 가격이 평양 4100원, 신의주 4200원, 혜산 4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가격이 폭등한 셈이다. 지난 3월 초만 해도 쌀 가격은 평양 3700원, 신의주 3900원, 혜산 4050원 등이었는데, 불과 석 달 만에 쌀값이 1㎏당 1000원이 넘게 올랐다.
한편 첫날 회의에서 대미·대남정책 관련 언급은 없었지만, 전원회의 안건으로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를 제시한 만큼 이어지는 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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