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부대 훈련 지켜보며 활짝 웃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앞으로도 이런 훈련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훈련 지도 현장 사진으로, 김 위원장이 훈련을 지켜보며 활짝 웃고 있다. 2020.3.13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이 3월 12일 조선인민군 제7군단과 제9군단관하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7군단은 함경남도와 동해안을 담당하며, 9군단은 함경북도에 주둔하면서 국경지대를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재래식 무기 위주로 실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152㎜ 곡사포, 130㎜ 평사포, 107㎜ 방사포 등이 등장해 해안방어 성격의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3군 합동타격훈련 지도로 올해 첫 군사 행보에 나섰다. 이어 지난 2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친 ‘초대형 방사포’ 등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 그리고 이번 포사격 대항경기까지 2주 사이에 무려 4차례나 군부대를 방문하며 광폭 군사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의 연이은 훈련 지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흔들리는 리더십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다른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기자들과 화상 언론 브리핑서 “내가 아는 것은 군대가 약 30일간 근본적으로 봉쇄됐고 최근 들어서야 일상적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일례로 그들은 24일간 비행기를 띄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코로나 19 발병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발병사례가 있다고 꽤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군사훈련을 참관해 군과 주민들의 동요를 잠재우면서 내부 결속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을 지도하면서 주변에 있는 간부들과는 달리 혼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부터 공개 군사활동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강조하는 것도 공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오랜 기간 평양을 비워두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앞으로도 훈련을 급조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평양의 코로나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과 함께 김 위원장의 행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