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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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회담 30여분 전인 오후 5시 59분(현지시간)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을 나섰고, 15분 뒤 김정은 위원장도 멜리아 호텔을 출발했다.
두 정상 모두 만남 10여분 전 회담장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 도착한 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각 6개씩 엇갈려 배치되고 ‘HANOI 하노이 회담 SUMMIT’이란 글자가 새겨진 회담장에 두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속시간인 오후 6시 30분보다 조금 빠른 6시 28분께였다.
만면에 미소를 띤 모습으로 처음 만났던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과 달리, 이번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긴장한 듯 경직된 표정이었다.
호텔 왼쪽에서 입장한 트럼프 대통령과 오른쪽에서 입장한 김 위원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서로를 향해 걸어와 9초간 악수했다.
악수가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등을 한쪽 팔로 감싸고,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팔에 살짝 손을 올리는 등 가벼운 스킨십과 함께 짧은 대화를 나눈 뒤에야 두 정상은 미소를 주고받았다.
경직된 분위기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든 것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질문세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의 질문에 “(회담이)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하자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땡큐” 하니 양 정상은 그제야 활짝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두 정상은 의자에 앉아 짧은 환담을 가졌고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긴장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는 않은 듯, 서로를 바라보는 대신 각자 앞을 보며 이야기했지만, 통역을 통해 전해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는 표정만은 같았다.
김 위원장은 “사방에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들도 있고 또 적대적인 낡은 관행이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린 그것들을 다 깨버리고 극복하고 해서 다시 마주 걸어서 261일만에 하노이까지 걸어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날은 기준일인 지난해 6월12일로부터 261일(만 8개월 15일)째 되는 날로 정확하게는 ‘260일만’으로 언급해야 한다.
이어 그는 “보다 모든 사람이 반기는 그런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지한 표정으로 “2차 회담이 1차만큼, 아니면 더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김 위원장과 다시 악수를 한 트럼프 대통령이 웃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두드리는 장면에서는 양 정상이 ‘구면’의 익숙함을 되찾은 듯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