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와 평화협정 文정권 때가 절호 기회”

김정은 “美와 평화협정 文정권 때가 절호 기회”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7-19 22:44
수정 2017-07-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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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때 재외공관에 긴급 지령문…日 아사히 “韓·美 이간하려는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압박해 대화의 물꼬를 열고,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라고 지시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이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 독일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던 기간 중에 재외공관에 긴급 지령문을 발송했으며, 미국에 심리적 압박을 가해 대화에 나오게 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ICBM으로 평가되는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ICBM의 성공을 활용해) 미국에 심리적 압박을 가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도록 하고, 그런 바탕 위에서 미국과 북한 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도록 지시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지령문에서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기간이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라면서 “호전세력이 소란을 피우기 전에 통일 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미국 측 정책의 차이를 파고드는 김 위원장의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한·미 두 정부의 대북 정책 차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9일 북한의 노동신문이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비난한 것에서도 대화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권과 미국을 이간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한반도의 평화통일 및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는 동포들에 대한 도전이며 친미 망동”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견제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만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또다시 제재 결의가 나온다면 우리는 그에 따르는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며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7-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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