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무용론’ 과시하면서 주민 결속 꾀하려는 듯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조성한 호화 신시가지인 평양 여명거리 자랑을 한 달째 이어가고 있다.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초고층 빌딩 숲을 이룩했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주민의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자 2면에 ‘여명거리는 만리마속도 창조의 고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명거리는 아침과 저녁, 분초가 다르게 변모되는 주체 조선의 눈부신 대비약 속도가 뚜렷이 과시된 곳”이라며 “세상에 내놓고 자랑할 만한 현대 건축 거리의 본보기”라고 밝혔다.
신문은 5면 ‘우리 사는 내 나라 세상에서 제일’ 기사에서 자랑을 계속했다.
여명거리 아파트에 무상으로 입주했다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최춘식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수백만 달러(수십억원)가 들 이런 집을 우리 같은 평범한 교원은 가질 생각조차 못 할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여명거리 방문기를 실었다.
글을 작성한 강철무라는 인물은 “동창생의 새집들이 경사를 축하해주기 위해 여명거리에 들어선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희한하고 멋있는 만복의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이날 여명거리 건설에 쓰인 각종 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 언론 기자들을 초청해 여명거리 준공식을 열고 완공을 공식 선포했다.
김정은의 지시로 지난해 4월 착공한 여명거리는 최고 70층 아파트를 비롯한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하며 다양한 상업시설을 갖췄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4월 15일·태양절)까지 무조건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초고속으로 공사한 끝에 1년 만에 전체 공사를 마쳤다.
이후 한 달 가까이 하루가 멀다하고 매체를 동원해 자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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