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우방’ 말레이·北 외교전 격화

‘40년 우방’ 말레이·北 외교전 격화

입력 2017-02-20 23:00
수정 2017-02-21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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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배후설’ 갈등 폭발

말레이, 평양 주재 대사 전격 소환
北대사 초치 ‘수사 비판’ 강력 항의
北 “DNA 요구, 국제기준 안 맞아”
말레이 총리 “경찰 수사 결과 확신”
“김정남 아들 한솔, 말레이에 도착”
강철 北대사 “공동 조사하자”
강철 北대사 “공동 조사하자”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가 20일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앞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 대사는 김정남 사망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김정남 암살의 배후는 북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쿠알라룸푸르 AP 연합뉴스
北 항의에 공개 반박하는 말레이 총리
北 항의에 공개 반박하는 말레이 총리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20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종교 및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나집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AP 연합뉴스
김정남 암살 사건에 리정철(47)을 비롯해 최소 8명의 북한 국적자가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말레이시아가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에 맞서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공개 반박했다. 그러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 수사 결과를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는 등 1973년 수교 이후 40여년간 우호적 관계를 맺어 온 양측의 외교전이 격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간) “협의를 위해 평양에 있는 (말레이시아)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재국 정부를 비난했던 강 대사를 불러들여 강력히 항의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법에 따라 북한대사관에 (김정남 암살) 문제와 관련한 진척 상황과 절차를 알렸다”며 “강 대사가 제기한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남 사망은 말레이시아 영토에서 발생했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책임으로 법에 따라 조사가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의 성명은 강 대사가 외교부 제1사무차장을 만나기 위해 청사에 머무르는 동안 발표됐다.

이에 강 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관 여권 소지자 (김정남의) 신분을 당사국이 확인해 줬음에도 시신 훼손이 심해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을 확인할 때 사용하는 DNA 샘플을 요구하는 것은 국제기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으로 유일하게 혜택을 보는 것은 한국”이라며 “당사국도 모르는 일이 정보기관을 통해 언론에서 먼저 보도되는 것은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결탁한 사실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사는 “북한 법률 관계자를 파견할 테니 공동 조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강 대사는 지난 17일 한밤중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남에 대한 부검은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주 김정남 시신 부검 강행 등을 이유로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남의 아들 한솔(22)씨가 마카오에서 출발해 이날 저녁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알라룸푸르 하종훈 기자 artf@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7-0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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