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풍계리 갱도 활동 활발”
김정은, 상륙·상륙방어훈련 지휘한·미 키리졸브 연습 대응 차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지휘하는 상륙훈련과 상륙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지난주 마무리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연습 등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 준비까지 마쳤다는 분석이 나와 위협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우리나라를 겨냥한 상륙 및 상륙 저지 방어훈련을 참관하며 지도하는 모습이 20일자 노동신문에 실렸다. 북한은 훈련 일시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18일 한·미 연합 키리졸브연습 종료에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北, 키리졸브에 맞선 상륙훈련
북한 공기부양정과 상륙함들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해안에 상륙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이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도한 가운데 상륙 및 상륙 저지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훈련 일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8일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 종료에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훈련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키리졸브연습 및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종료된 지난 18일 즈음으로 추정된다. 한·미의 대규모 연합 상륙작전에 대항해 방어 능력을 과시하고 역으로 자체 상륙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위협 메시지를 담은 훈련인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무력시위 성격으로 실제 군사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지난 1일 해병대 1사단 예하에 유사시 한반도 전역으로 24시간 내 출동할 수 있는 연대급 신속기동부대를 창설했다.
특히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제기돼 북한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 활발한 활동이 나타나 핵실험용 공간을 보수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5월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최근 ‘핵 능력 고도화’를 입증하려는 보여주기식 도발을 이어 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부터 단·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탄도미사일의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며 탄두부 재진입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 과정에서 핵심 군사 기밀을 무리하게 노출해 기술 수준의 ‘맨 얼굴’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 위협 엄포는 김정은의 비이성적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북한의 핵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화되기 때문에 이런 엄포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3-21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