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14주년 분위기 띄우기
북한이 2000년 남북 간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6·15공동선언의 14주년을 앞두고 분위기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북한 매체는 박근혜 대통령과 남한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면서도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은 8일 “6·15공동선언은 민족의 대단합으로 나라의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원칙과 방도를 뚜렷이 밝혀주고 있다”며 “북남공동선언이야말로 북남관계 발전의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으로 나라의 통일과 민족공동의 번영을 바란다면 6·15공동선언을 옹호하고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7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절세위인의 확고한 자주통일의지의 결정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 겨레가 지금 6·15공동선언이 채택된 ‘역사적인 날’을 뜨겁게 돌이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6·15공동선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탁월한 영도’로 나왔다며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10·4선언이 채택된 사실을 언급했다.
또 “탁월한 선군영장이시고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찬양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탁월한 선군 영장을 숭엄히 우러러’라는 다른 글에서는 남한 주민들이 6·15공동선언과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을 칭송했다는 주장을 폈다.
북한이 이처럼 6·15공동선언을 부각하는 것은 이 선언을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업적으로 선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북한이 6·15공동선언 기념일을 앞두고 남한에 전격 회담을 제안하는 유화 제스처를 보인 바 있어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일 지가 관심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6일 남한에 6·15공동선언의 13주년을 계기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회담을 하고 6·15공동선언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올해는 북한이 아직 대남정책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6·15공동선언의 의미를 강조하며 남한 정부에 이를 존중하라고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6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반민족적이라고 비난하며 “북남공동선언에 대한 자기의 입장부터 똑똑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할 수 있다”며 “특히 북한이 선제적으로 대화 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