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변보장 못한다 통보받아” 정부 주한외교단에 “동요 말라”

북한의 호전적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이 5일 러시아 등 평양 주재 외국 공관들을 상대로 직원 철수를 권고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공관 직원 철수는 유사시 이뤄진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권고가 그동안 보여온 ‘수사적 위기 고조’ 전략의 연장선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이 이날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해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과 북한 내 다른 러시아 단체의 인원을 철수할 것을 제안했다고 데니스 삼소노프 러시아 대사관 공보관이 밝혔다. 삼소노프 공보관은 “러시아 대사관이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측이 이러한 제안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오늘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러시아 및 중국 대사관에 이 같은 내용을 별도 통보했다”며 “다른 외국 공관들을 대상으로는 공동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북한 당국이 충돌이 발생하면 이달 10일부터 평양 주재 공관과 국제기구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외교단에 철수를 권고했다는 사실을 일부 국가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주한 외교단에 현재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니 불필요하게 동요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외교단에 “10일까지 공관을 소개(疏開)하든지 다른 곳으로 가든지 결정하라”고 통보했다는 설에 대해 이 당국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현재 추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