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회담 테이블 조기복귀 여부가 체제안정 ‘척도’

北, 북·미회담 테이블 조기복귀 여부가 체제안정 ‘척도’

입력 2011-12-29 00:00
수정 2011-12-29 00: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정은 시대’ 안착 가늠할 3대 지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28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거행되면서 후계자로 전면에 나선 김정은 체제가 얼마나 조기에 안정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조기 안착 여부는 크게 3가지 척도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향후 한반도 정세도 관측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조기 안정의 척도는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3차 대화에 언제 나설지로 가늠해 볼 수 있다. 북·미는 지난 15~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대북 식량 지원 관련 협의를 통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 북핵 3차 고위급 대화를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갖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미 행정부는 이 같은 합의를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발표하려고 했으나 김 위원장의 사망이 반나절 정도 먼저 발표되면서 미측의 발표는 이뤄지지 못했다.

북·미는 이후 뉴욕 채널을 통해 식량 지원 관련 실무접촉을 벌였으나 3차 고위급 대화에 대한 구체적 일정은 논의하지 못했다. 외교 소식통은 “북측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 한 달 만에 북·미 협상에 복귀했었다.”며 “북한이 조만간 북핵 관련 북·미 또는 남북 대화에 응한다면 북한 내 상황이 안정을 찾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지표는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언제 이뤄질 것이냐다. 김정은이 애도기간 이후 이른 시기에 중국을 방문한다면 대내적 불안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돼 대외 활동에 나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성대국 원년’인 2012년을 앞두고 김정은이 직접 중국 측 인사들과 만난다면 새 지도자로서 입지를 굳힘과 동시에 대내 결속 및 지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중국을 방문, 후계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김정은이 아직 중국 측 지도자들과 만나기에는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어 그의 방중이 언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게 되면 내부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고 북·중 관계 등 대외 활동에 신경을 쓰는 것이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잣대는 남북 간 대화에 언제 응할 것이냐다. 남북은 지난 9월 ‘유연한 대북정책’을 앞세운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취임 후 접촉을 모색했다가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1주년을 맞아 관계가 다시 경색됐다. 그러나 우리 측은 내년 1월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 왔으며, 이를 위해 남북 간 실무 접촉을 벌이는 등 안정적 대화채널 구축을 위해 움직여 왔다.

대북 소식통은 “북측이 조만간 이산가족 상봉 및 적십자회담 등에 나올 경우 체제를 안정시켜 대남 정책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12-2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