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커 “영변 원심분리기 제3의 장소서 제조”

헤커 “영변 원심분리기 제3의 장소서 제조”

입력 2010-11-24 00:00
수정 2010-11-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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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원심분리기를 목격한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23일 북한이 구축한 원심분리기들은 영변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제조되고 실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헤커 소장은 이날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가진 방북 결과 설명 토론회에 참석, 북한이 우라늄농축시설을 언제, 어떻게 확보했는지를 분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헤커 소장은 “우리가 본 우라늄농축 설비는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질 수 있는게 아니라 여러 해에 걸친 개발과 제조, 실험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며, 다른 나라의 경우 수십년의 연구.개발, 조달, 훈련 과정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영변에 구축된 우라늄농축 설비는 영변 외부에서 만들어지고, 실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핵전문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도 지난 21일 자체 보고서에서 지난해 4월 영변지역에 없었던 우라늄농축시설이 신속히 구축된 점에 비춰 다른 곳에 원심분리기 설비를 구축했다 영변으로 이전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헤커 소장은 원심분리기 제조 기술이 갖는 특수성과 북한이 확보한 물품, 기술 등으로 볼 때 북한의 원심분리기 구축과정에서 외부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 시설 확산 문제와 관련, 헤커 소장은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의 우라늄농축기술 수출”이라며 “과거 미사일기술 수출의 경험에 비춰 핵기술 판매를 시도할 것이고 이번에 우라늄농축 역량 과시를 통해 수출을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농축 설비에 필요한 핵심적인 자재와 부품을 갖고 있지 않고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우라늄농축 기술 수출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북한의 기술은 농축기술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유용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자신들에게 영변 경수로와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헤커 소장은 “원심분리기는 경수로를 가동하기 위한 연료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우라늄농축역량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는 붕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햇다.

헤커 소장은 방북기간 북한의 3차 핵실험 징후를 보았느냐는 질문에 “위성사진상으로 과거 핵실험을 했던 장소 주변에서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헤커 소장은 북한 우라늄농축 위협에 대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과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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