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수해지원’ 남북관계 계기될지 관심
지난달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압록강 범람 우려가 제기되는 등 북한의 호우피해가 주목된다.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물가급등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르는 상황에서 호우피해까지 겹치면 북측의 어려움이 이중,삼중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북측의 호우피해가 심각할 경우 이를 계기로 피해지원을 위한 민간 또는 정부 차원의 대북접촉도 주목된다.
6일 통일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지역의 평균 강우량은 314.83㎜로 평년치 227㎜에 비해 90㎜가량 더 많았다.
강우량만 놓고 보면 수해피해가 컸던 지난 1995년 8월 평균 강우량 364.8㎜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내린 폭우로 북측에서 5천500여세대,농경지 1만4천800여정보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북측은 정확한 인명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압록강이 범람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북측의 호우피해 규모에 대해 “북측 매체를 통해 현재까지 보도된 것만 보면 올해 호우피해가 2004~2007년보다 크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전해진 내용으로만 보면 과거 호우피해보다는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북측은 2007년에는 집중호우로 사망 및 실종 600여명,이재민 90만명,주택 파괴 및 침수 24만여가구,농경지 20만 정보 훼손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앞서 1995년에는 사망·실종 68명,이재민 250만명,주택파괴 9천800여세대,농경지 36만정보 침수 및 유실 등의 피해를,1996년에는 사망·실종 116명,이재민 327만명,농경지 26만정보 침수·유실 등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북측 지역에 호우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고,북측 매체가 주민들의 동요를 막으려고 피해 규모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도했을 가능성도 있어 실제 전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의 호우피해와 관련한 민간단체의 수해지원 움직임이 주목된다.
대북 인도지원단체들의 연합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대북 수해지원을 위해 지난 3일 북측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측에 오는 22~23일 중국 선양에서 접촉을 하자고 제의했다.
북민협은 이를 위해 조만간 통일부에도 대북주민 접촉 신청을 낼 예정이다.북측이 수용하면 쌀,옥수수,밀가루 등 식량과 생필품,전염병 예방약,수해복구 기자재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북민협의 대북 수해지원이 이뤄지면 천안함 사태로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해빙을 모색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접촉과 지원물품의 반출을 허용하는 자체가 북한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안함 5.24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대북 수해지원 여부에 대해 “천안함 5.24 조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북측의 피해 규모도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예단해서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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