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광화문 대첩 누가 이겼나 보니

朴-文 광화문 대첩 누가 이겼나 보니

입력 2012-12-08 00:00
수정 2012-12-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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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운집...거친발언 속출, 여야 유세장소ㆍ참석인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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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11일 앞둔 8일 오후 광화문광장은 유권자들의 행렬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 두 번째 주말 대회전의 유세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역을 달리하며 엇갈린 선거전을 펼쳐온 두 후보가 같은 장소에서, 그것도 불과 2시30분의 시차를 두고 유세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임을 보여주는 대목인 동시에 두 후보 모두 수도권을 절대 양보 못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에 나선 상황에서 주말 여론조사가 향후 선거전의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 것을 의식한 듯 양측은 절대 밀릴 수 없다는 각오 하에 경쟁적으로 세 대결에 나선 인상까지 풍겼다.

이날 유세장에는 지금까지 다른 어떤 행사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광화문광장이 꽉 차는 바람에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인도까지 사람들로 빼곡했다. 한 장소에서 양측 지지층이 이렇게 많이 몰린 것은 1992년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선거전 이후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양측은 유세 시작 전부터 장소문제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 측은 당초 서울광장을 유세 장소로 잡았다가 다른 집회가 예정돼 있어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문 후보 측에서는 “박 후보 측이 유세장 가로채기를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양측 간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됐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없었다.

두 후보 측은 참석 인원을 놓고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박 후보 유세에 1만5천명, 문 후보 유세에 1만1천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지만 양측은 서로 자기 유세에 더 많은 인원이 왔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에서는 “경찰 추산으로도 2만명”이라고 강조했고, 문 후보 측은 “3만명이 참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의 연설 대결 못지않게 찬조 연설자들도 색깔론을 연상시키는 발언까지 쏟아내며 어느 때보다 비판 수위가 올라갔다.

박 후보 측 김경재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특보는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정은이 세종로 바닥에 오면 대한민국에 김정일을 지지하는 사람이 영웅 대하듯 환영하는 세계가 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중태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은 “낙선한 문 후보가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 찾아가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외치며 부엉이 귀신을 따라 저 세상에 갈까 걱정된다”는 격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유세에 대해 “두 사람의 작태에 분노한다. 이제 문 닫고 철수하라”고 비판했고, 안 전 후보 지지 30개 단체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한 조병윤 씨는 “안 전 후보가 스스로 구태정치세력이고 거짓말쟁이임을 시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후보 측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유세를 시작하면서 “‘광화문대첩’에서 조금 전 붉은 무리가 사라졌다. 우리가 접수했다”며 새누리당을 ‘붉은 무리’에 비유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박 후보 측에는) 이회창 이인제 김종필 김영삼 이런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 리사이클은 정치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비꼬았고,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번 선택을 잘못하면 5년의 미래를 박근혜, 이회창, 이인제 김영삼이 이끌 것이다. 끔찍하다”고 날을 세웠다.

문성근 전 최고위원은 “이건희나 나나 평등한 거라곤 달랑 투표권 하나밖에 없지 않나”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고,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무슨 염치로 정권을 더 달라고 하느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정권심판론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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