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진보교육감 곽노현號 어디로 가나

서울 첫 진보교육감 곽노현號 어디로 가나

입력 2010-06-03 00:00
수정 2010-06-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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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지방선거 투표 결과 서울에서 사상 첫 진보 교육감이 탄생함에 따라 수도 서울의 교육이 중대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곽노현 당선자가 그동안 특권교육 폐지 등 수월성 중심 교육에 강력히 반대해온 만큼 서울 교육의 중심축이 이제 평준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연합뉴스가 곽 당선자의 정책공약,기자회견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곽 당선자는 교육격차 해소를 이른바 ‘제왕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곽 당선자는 “보편적인 학교교육의 토대 위에서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며 “지역,학교,학생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가용한 최대한도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같은 발언은 무상급식 전면 확대,초·중학교 공교육비 완전 무상화,학생 10명당 1명의 특별지원교사 배치,강남북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 특별지원구역 선포’ 등 각종 세부 공약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성적보다는 적성을 중시하는 교육체제 및 협동·토론 수업 도입,성적을 근거로 한 기계적 평가에서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로의 전환 방침 등도 모두 평준화에 방점이 찍혀있는 공약들이다.

 열악한 지역에 있는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것도 대표 공약이다.

 ‘혁신학교’는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작년 교육감에 당선되고 나서 최우선으로 추진한 정책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에 교사 초빙권,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을 부여하고 운영비 등을 대폭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무엇보다 곽 당선자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정상적 특권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곽 당선자는 이미 올해 처음 서울에 도입된 고교선택제,학교별 성적평가 형식의 학업성취도 평가 등에 반대하거나 폐지 또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자율형사립고에 대해서도 “경제력 상위 50%,성적 상위 50% 학생을 위한 학교로 등록금을 세 배 내고 들어갈 수 있는 학생이 누구겠느냐”며 최소한 추가 도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당 후원비를 낸 혐의 등으로 파면·해임 방침이 정해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134명에 대한 처리,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에 의해 점화된 교원단체 명단 공개 문제에서도 교육 당국과 정면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곽 당선자는 최근 김상곤 교육감과 공동으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교사들에 대한 해임 방침은) 자의적이고 형평성을 잃은 인사폭력”이라며 중징계에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곽 당선자의 교육정책 중에는 공정택 전 교육감의 ‘학력신장 기조’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정책도 적지않다.

 경기도교육청이 도입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학생인권조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조례제정위원회 자문을 맡은 바 있는 곽 당선자는 “학생은 통제의 대상이 아닌 성장하는 인격체다.학생인권 신장에 중점을 두겠다”며 서울에서도 비슷한 조례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무엇보다 각종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상곤 교육감과 긴밀한 정책공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두 진보 교육감이 각종 교육현안에서 교육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면 그 파장을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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