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센터, 女중사 사건 한달 뒤 軍에 알렸다

양성평등센터, 女중사 사건 한달 뒤 軍에 알렸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6-07 22:40
업데이트 2021-06-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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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국방부에 구체 내용 없이 보고 들통
文, 민간 참여 병영문화 개선 기구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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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추모소를 찾아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유족에게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청와대 제공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성폭력 신고의 접수·보고를 담당하는 공군 양성평등센터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여가 지난 뒤에야 국방부에 보고했고, 이마저 구체적인 내용은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는 이모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이틀 만인 지난 3월 5일 사건을 인지했지만, 4월 6일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사건을 보고했다. 더욱이 매월 활동실적을 보고하는 형식으로 사건 발생만 알렸을 뿐 피해 내용이나 피해자 인적사항 등 사건 내용은 보고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5일 공군으로부터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고받았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날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20비행단 등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한편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지난 1년 동안 이 중사가 세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유족 측 변호인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다른 부대에서 파견 온 준위와 이번 사건에서 회유에 가담한 상관, 이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장모 중사 등 세 명에 의한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공군 20비행단 부대원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서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병영문화 개선 기구 설치를 지시하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처리를 요청했다.

박기석·임일영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1-06-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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