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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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中과 원론적 의견 교환” 논란 진화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왕 국무위원의 방한 성과와 관련, “양국은 공동 인식에 따라 사드 등 중한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관심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왕 국무위원이 사드 철수를 압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전날 왕 국무위원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 이날 문재인 대통령 예방 관련 브리핑과 보도자료에서 사드를 언급하지 않아 사드 철수 압박을 숨기려 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드와 관련해서도 종전 입장에 따른 원론적 수준의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中, 韓 책임론→美 책임론 인식 전환
하지만 중국이 최근 사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이 상당한 역할을 하며 사드를 배치했다는 ‘한국 책임론’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사드를 배치해 한중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미국 책임론’으로 옮겨갔으며, 한국이 사드를 철수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왕 국무위원은 지난 5일 한중 우호 오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서 만든 것”이라며 “미국이 만든 문제이고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서 한중 관계에 영향을 줬다”고 말한 바 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중국이 미중 갈등 하에서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왕 국무위원의 방한을 통해 중국이 사드 문제를 다시 제기하기보다는 미국이 한중 관계에 끼어드는 ‘또 다른 사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9-12-0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