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방위상 발표땐 SLBM 언급도 안돼…日 지소미아 종료 후 정보 부실 논란 될 듯
北미사일, 2년여 만에 日 EEZ에 떨어져일각 “동해 황금어장 영해권 갈등 관련”
2일 북한이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발사체를 놓고 일본 측 발표가 혼선을 빚으면서 미사일 탐지·분석 능력의 취약성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국내 보수진영은 일본의 미사일 탐지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를 폈지만, 이번 일만 놓고 보면 근거가 빈약해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한국 정부가 북한 발사체를 포착해 발표했다. 이어 7시 50분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9시쯤 “1발이 발사됐다”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일본이 어떤 근거로 그렇게(2발을 발사했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사일 분리체가 떨어지면 레이더상 2발로도, 3발로도 포착될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스가 장관은 11시 30분에야 “1발이 발사된 후 비행 중 분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일본 정부는 낮 12시가 넘어서야 1발이 발사됐다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 한국보다 3시간 늦게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그나마 일본은 SLBM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SLBM 여부는 파악 중”이라고 얼버무렸다.
국방부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이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힌 반면 일본 정부는 초기에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일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미사일 정보 부실 문제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발사체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지역에 떨어뜨린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EEZ에 떨어진 건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북한과 일본이 최근 동해상 황금어장 대화퇴(일본명 야마토타이) 영해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이 북한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EEZ를 떠드는 것이지 낙하지점은 공해상”이라며 “북한이 일본의 EEZ 주장을 무시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9-10-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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