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만난 트럼프, 지소미아 언급 없이 “한미일 안보 협력해야”

아베 만난 트럼프, 지소미아 언급 없이 “한미일 안보 협력해야”

박기석 기자
입력 2019-09-27 02:20
수정 2019-09-2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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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회담서 ‘3국 협력’ 포괄 논의만

한일 양국 갈등에 절제된 관여 기조 유지
아베는 기자회견서 “지소미아 종료 유감”
美국무부도 “종료 번복돼야” 직접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25일(현지시간) 가진 정상회담에 대해 백악관이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발언으로 읽힌다. 다만 백악관은 정상회담 결과 보도자료에서 지소미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한일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양국 갈등에 절제된 관여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3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종료나 한일 갈등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소속 관료들이 유감을 표명하고 재검토를 요구하며 한미 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지소미아 등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일정 수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지소미아 언급을 피한 것은 한일 간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 국무부와 국방부 실무진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비판을 이어 가고 있다. 마크 내퍼 국무부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 2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번복되길 바란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지소미아가 실제 종료되는 오는 11월 22일까지 미국 정부가 물밑에서 한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가 유지됐으면 하는 기본 입장의 연장선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언급한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되 지소미아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국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9-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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