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 정상회담]정상 바로 옆자리 김영철·폼페이오…회담 성사 ‘1등 공신’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 바로 옆자리 김영철·폼페이오…회담 성사 ‘1등 공신’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6-12 23:10
수정 2018-06-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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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회담’ 빛낸 참모들

확대 정상회담서 다시 마주 앉아
김정은·트럼프 보좌… 입장 대변


‘비서실장’ 김여정 부부장 맹활약
펜부터 합의문까지 꼼꼼히 챙겨
외교가 “리용호·리수용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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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악수 지켜보는 참모들
트럼프·김정은 악수 지켜보는 참모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미 정상회담 참모진들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양국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캘리 백악관 비서실장,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 부위원장, 폼페이오 장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캡처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빛낸 조연들이 있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가져올 이번 회담도 없었을 것이다.

제일 돋보이는 조연은 이번 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한때 좌초 위기에 몰렸던 이번 정상회담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또 이들은 서훈 국정원장과 ‘3각 채널’을 이루며 남·북·미 관계의 형성을 주도했다.

대북 초강경파로 손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 등에서 북한의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회담 성사 자체를 무산시킬 뻔한 인물이기도 하다.

북측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18년 만에 방미한 최고위급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빛나는 조연상을 받을 만하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북·미 정상의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에게 펜 뚜껑을 열어 주고 합의문을 펼쳐 주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앞서 업무오찬에도 참석, ‘세기의 핵 담판’에 나선 오빠에게 힘을 더했다. 그는 지난 11일 밤 초대형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 등 대표적 관광 명소 시찰 때도 김 위원장의 옆을 지켰다.

또 김 제1부부장은 올해 초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며 ‘한반도의 봄’을 여는 역할을 했다. 그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중국 다롄에서 열린 2차 북·중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주요 해외 공식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막판까지 협상의 실마리를 놓지 않았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숨은 공신이다. 이들은 판문점과 싱가포르 사전회담을 통해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 등을 협의해 왔다. 각각 북한과 미국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서울과 판문점 등을 오가며 정상회담 직전까지 실무협상을 벌였다. 김 대사는 과거 북핵 협상의 궤적을 꿰뚫고 있는 데다 현재 진행형인 비핵화 로드맵 논의의 세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최 부상은 대미 외교 전문가로, 핵 문제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군축,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는 북·미의 핵심 한반도 외교 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왼쪽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오른쪽에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3명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도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 김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왼쪽에는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등 핵심 브레인 3명이 자리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주역인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각각 양국 정상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아 마주 본 채 두 정상을 보좌하고 양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리용호 외무상과 리수용 부장 등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미 관계가 발전한다면 앞으로 북·미 외교와 비핵화 실행 로드맵 등을 모두 이들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6-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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