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행동 현실화 한계… 對中 협상용”

“군사행동 현실화 한계… 對中 협상용”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7-03-17 22:50
수정 2017-03-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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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전문가들 반응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17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검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군사적 옵션’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선언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 수준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전례가 없는 북한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던졌다”면서도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은 지난 10년 정부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최대한 새로운 모색을 하겠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한반도 전쟁 위험성을 감안해 선제타격,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등 군사적 옵션을 후순위로 둘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1차 북핵 위기가 벌어졌던 1994년 당시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도 북한 핵문제를 단숨에 풀고자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전쟁 발발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해 성사되지는 않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군이 한반도 전쟁에 휘말릴 경우 미국도 골치 아픈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서 “아마 트럼프 정부도 위험한 판단과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미군이 북한의 핵시설을 타격한 뒤 북한이 대응하면 주한미군뿐 아니라 주일미군, 괌 등 동북아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이 연쇄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내전 문제도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전선을 형성하고 길고 긴 싸움에 빠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도 “군사적 옵션을 현실화한다면 한국 시민들의 목숨을 완전히 내놓겠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의 빌미만 제공할 뿐으로 트럼프 정부가 절대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된 이유는 불필요한 외교적 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틸러슨의 이번 강경 발언이 ‘중국 협상용’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18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일단 트럼프 정부가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준 뒤 방중을 해야 중국과 북핵 문제를 이야기할 때 밀리지 않고 중국의 역할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서 “미국의 입장을 보다 강력하게 표명하기 위해 선수를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03-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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