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사 참배 파장] 벼랑끝 한·일… 다케시마의 날 아베 행보 주목

[아베 신사 참배 파장] 벼랑끝 한·일… 다케시마의 날 아베 행보 주목

입력 2013-12-30 00:00
수정 2013-12-3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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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악재 연속… 새해 양국 관계 지뢰밭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벼랑 끝으로 몰린 한·일 관계는 내년에도 ‘지뢰밭’투성이다. 양국 고위급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갈등을 증폭시킬 정치적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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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아베 총리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굴 양식장에서 굴을 시식하고 있다. 이시노마키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앞줄 가운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아베 총리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굴 양식장에서 굴을 시식하고 있다.
이시노마키 AFP 연합뉴스
29일 한·일 외교가의 전망을 보면 첫 고비는 일본 시마네현이 매년 2월 22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개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꼽힌다.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채택한 일본의 첫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독도 영유권 문제를 명기했고, 일본 외무성이 한국어 등 9개 언어로 독도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이 지난 2월 시마네현 행사에 처음으로 정부 차관보급 인사를 참석시킨 전례를 보면 내년 행사에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나 내각 핵심 인사가 시마네현 행사에 참석할 경우 한국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역사 왜곡 내용을 담은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표된다.

내년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와 8·15 패전일도 주목된다. 아베 총리의 참배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고 있지만 그는 측근들을 통해 매년 한 차례 참배를 공언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춘계 예대제 때는 내각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가 참배했고, 재임 중 6차례 참배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8월 15일 패전일에 참배를 단행한 바 있다.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판결도 주목된다.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확정할 경우 이 문제는 양국 간 최대 외교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배상 문제는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는 강제 연행 자체를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내년 중 추진하는 헌법 해석 변경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도 중대 변수다.

특히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및 국제 분쟁에 대한 적극 개입을 천명한 ‘적극적 평화주의’ 기조가 구체화될 경우 한·일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를 격동시킬 뇌관이 될 수 있다.

올해 불발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내년 개최도 불투명하다. 한·중 모두 일본과의 양자 정상회담조차 꺼리는 상황에서 아베의 ‘우경화 악재’를 딛고 3국이 만날 정치적 공간도 매우 협소하기 때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3-12-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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