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라이스 ‘지각상견례’…전작권 ‘원론적’ 논의

김장수-라이스 ‘지각상견례’…전작권 ‘원론적’ 논의

입력 2013-10-25 00:00
수정 2013-10-2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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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라인’ 구축에 초점…케리 국무·헤이글 국방도 잇따라 면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4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회동은 ‘상견례’로서의 의미가 컸다.

예민한 현안들을 직접 건드리기보다는 한미 양국 외교안보 사령탑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 듯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양국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는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된 느낌이다.

국가안보실은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난 뒤 서면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과 시기에 대해 양국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특정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앞으로의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매끄럽게 만드는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양국간 공식 협상창구가 별도로 가동되고 있는데다 사안 자체가 양국간 이견의 소지가 다분하고 복잡한 협상과정이 필요한 탓에 깊숙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다만 양측이 모처럼의 대면 기회를 활용해 양국이 일정 수준의 주파수를 조율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동에서 국내에서 전작권 재연기 문제와의 연계 논란을 빚고있는 미국 MD(미사일 방어) 참여 문제를 놓고 의견교환이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아 보인다.

북한과 북핵문제도 원론적 수준에서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대북 대응기조를 놓고는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되, 강력한 억지력을 토대로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 문제를 놓고는 지난 7월초 한미일 3국 외교장관에서 확인한 기조를 다시금 확인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으며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선행한다는 메시지를 되풀이한 것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 같은 현안 논의보다도 인적인 소통채널을 구축하는데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고위급 인사인 두 사람이 단독으로 면담을 가진 것 자체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 실장이 임명된 것은 지난 2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다. 그는 지난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과 잠시 만난 적이 있지만 정식 회동은 아니었다.

이후 라이스 현 보좌관이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지난 6월 도닐런의 후임에 임명됐으나 이집트와 시리아 등 외교적 난제가 이어지면서 면담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김 실장은 이날 라이스 보좌관과의 상견례를 통해 서로 언제든지 전화기를 들고 협의할 수 수준으로 소통을 강화해나가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실은 “수시로 전화 협의 등을 통해 상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이 라이스 보좌관 외에 25일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 미국의 외교안보 주무장관들을 모두 만나는 것도 이런 차원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의 후속조치로서 내년 중으로 예상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문제도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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