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G20 참석차 러 출국
박근혜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8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첫 다자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는 취임 후 미국 및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존재감을 높인 상황에서 이번 다자외교가 글로벌 리더십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박 대통령 러시아 도착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바 국제공항에 도착해 러시아 정부 관계자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연합뉴스
상트페테르부르크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를 통해 G20 정상회의의 기능 부활에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같이 어우러져 정책 공조를 협의하는 자리인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면서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기능이 많이 약화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박 대통령은 첫날 세션1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출구전략’과 관련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의견 차에 대한 견해를 제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G20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를 협의하는 장이라는 본래의 역할에 더 충실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6일 열리는 세션2에서도 박 대통령은 의장국인 러시아의 요청에 따른 ‘선도 발언’(Lead Speech)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부각, G20 내 일자리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주최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정상과 네 차례의 개별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경제와 통상 등에서 양자 간 실질 협력 강화 방안 및 기업 진출 확대 방안 등을 협의하면서 창조경제 실행을 위한 협력의 기반도 마련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특히 G20 정상회의 폐막 후 갖게 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 동북아 주요국인 러시아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안보 정책인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직접 설명하고, 러시아의 지지와 함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양 정상 간 친분과 신뢰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5년간 양국 관계 발전과 유라시아 경제권에서의 협력 촉진 기틀을 마련한다는 중장기 청사진도 갖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2013-09-05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