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도발하면 연평도 가서 싸우고 싶다”

“北 또 도발하면 연평도 가서 싸우고 싶다”

입력 2012-11-23 00:00
수정 2012-11-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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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2주기 추모식 참석 연평부대 전역 장병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23일 열린 연평도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연평부대 전역 장병들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연평도로 달려가서 싸우고 싶다”며 식지 않은 전투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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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2주기 추모식이 23일 오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려 해병대 군무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2주기 추모식이 23일 오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려 해병대 군무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탄약수였던 김진혁 예비역 병장은 기자와 만나 “지금 2년째 되는데도 당시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 북한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북한이 도발하면 연평도로 다시 가서 대응사격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진혁 예비역 병장은 “(연평도 포격전은) 당연히 우리가 이겼다”면서 “적이 기습적으로 도발했지만 우리는 완벽하게 적의 도발원점을 찾아서 대응사격을 했고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적이 타격을 받았다. 그런 것 때문에 우리는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대응사격 훈련을 많이 해서 대응사격할 준비는 다 돼 있었는데 통신이 잘 안 됐다. 사격은 준비됐고 쏴야 되는데 명령이 안 떨어져 많이 답답했다”며 대응사격에 늦게 가담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속한 K-9 자주포는 북한 포격에 따른 구동케이블 절단으로 1차 대응사격에는 가담하지 못했고 수동으로 전환해 2차 대응사격 때 가동했다.

포격전 때 좌측 넓적다리 부분에 파편을 맞은 조수원 예비역 병장도 “대퇴부 부상은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한 번 북한이 도발하면 연평도로 돌아가서 싸우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도발 때 대응사격을 한 연평부대 포7중대 병사 중 최고 선임자였던 강승완 예비역 병장도 “그때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설마 마지막에 도발할까 싶었는데 막상 당하고 나니까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면서 “처음에 불길이 솟아오르고 해서 많이 당황했는데 중대장님 지휘 하에 반복 훈련을 해 와서 기계적으로 몸 자체가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선임으로서 후임들을 다독이는 데 주력했다”면서 “저는 딱히 종교를 믿는 것은 아닌데 ‘너희가 믿는 신이 있으면 그 신에게 꼭 살려달라고 빌어라’, ‘살아 나가서 너희가 겪었던 일들을 밖에 나가서 꼭 전해주라’, ‘꼭 살아남자’고 얘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포격전에 참여했던 연평부대 병사들은 그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한다.

당시 사수로 28발의 대응사격을 했던 원수호 예비역 병장은 “(북한에 대해) 한 민족이고 통일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북한 수뇌부는 우리의 적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인 김오복(52)씨는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 이렇다저렇다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고 저런 소리를 들으려고 (내 아들이) 22살 나이에 떠났을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남측의 대북 강경책으로 북측의 도발을 자초했다는 사회 일각의 잘못된 시각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씨는 “두 장병의 희생이 희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안보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는 많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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