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WHO] “日 ‘위안부 청구권 소멸’ 주장 회의록 보면 허구 드러날 것”

[뉴스 WHO] “日 ‘위안부 청구권 소멸’ 주장 회의록 보면 허구 드러날 것”

입력 2012-10-12 00:00
업데이트 2012-10-1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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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법원서 한·일조약 공개 판결 이끈 최봉태 변호사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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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태 변호사
최봉태 변호사
한·일기본조약 정보공개 소송에 원고 자격으로 참가해 승리로 이끈 최봉태(50) 변호사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야합의 결과물이 공개되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번 판결로 독도·북한과 관련한 일본의 비공개 문서가 공개될 경우 그 내용이 한·일, 북·일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변호사는 “일본 정부는 한센병과 원폭 피해자들에게는 보상을 해 주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한·일조약에 따라 개인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며 “하지만 일본 측 문서 전부가 공개되면 당시 일본 부처 간 회의록 등을 볼 수 있어 일본 정부의 주장이 허구라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문서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강제징집자들에 대한 보상을 피하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런 문서들을 통해 그동안 일본 정부의 주장과 변명이 허구였다는 사실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일본이 한·일조약 이후에 국제사법재판소 얘기를 수십년간 꺼내지 못한 이유가 공개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일본을 더 이상 법치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일본도 한국도 역시 법치주의 국가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전 판결이 나온 직후 법정 안에서 가와카미 유타카 재판장을 향해 “만세. 고맙습니다, 재판장님.”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 할머니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과거의 일을 분명히 알고 그 위에서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양국 간 우호를 강조했다.

한·일조약과 관련된 일본 측 문서는 모두 6만쪽에 이른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25%는 아예 공개하지 않거나 주요 부분을 먹칠한 뒤 공개했다. 2006년 8월과 2007년 11월, 2008년 4∼5월 세 차례로 나눠 비공개 처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교수·변호사가 중심이 된 시민단체와 한국 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법원은 1차 소송은 원고 승소, 2차 소송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3차 소송 결과로 어떤 문서가 공개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3차 소송 대상 문서의 분량이 1, 2차 소송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점에서 북한과 독도 문제 등에 관해 파괴력 높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비공개 사유를 감안할 때 3차 소송을 통해 공개하게 될 문서에는 청구권협정, 독도, 북한 등과 관련된 문서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차 소송 승소로 ‘청구권협정과 개인청구권은 무관하다.’는 외무성 내부 문서가 공개된 것처럼 이번 3차 소송에서도 독도, 북한 등과 관련된 일본 정부의 내부 문서가 공개된다면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2주 안에 항소할 수 있다. 일본 외무성이 항소할 경우 최종 공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10-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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